자비털어 직지노래 수록 3집 앨범 발표
홍보예술단장으로 전국 방방곡곡 누벼

   
 
  ▲ '직지가수' 박정현씨  
 

[발로 찾는 직지이야기] - 직지가수 박정현씨 <5>

‘서원 고을 흥덕사에 범종 소리 들려오면 못 다 이룬 첫사랑에 눈물짓는 아낙네도 두 손 모아 비는구나. 서기 어린 직지의 뜻 진리 따라 빌고 빌어 선의 길로 인도할 때 속세의 슬픔도 거품인 양 사라지고 내 마음을 밝혀주네. 백운화상 뜻에 따라 선의 도를 깨우치고 부처님께 기도할 때 속세의 슬픔도 거품인 양 사라지고 내 마음을 밝혀주네.’

노래방 기기에서 흘러나오는 직지를 아시나요. 바로 청주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진 노래 ‘직지’다. 이제는 노래방 기기에까지 등록돼 애창되고 있는 곡이다.

‘따르릉~.’ 10년 전 가수 데뷔를 준비하고 있는 한 신인가수가 뜻밖의 제안을 받는다. 이름도 모르고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대뜸 직지를 갖고 가사를 만들었는데 노래로 만들어 불러달라는 뜬금없는 제안이었다. 직지를 연구하고 있는 이세열 주성대 문헌정보과장이 작사한 곡 ‘직지’와의 운명적인 만남이 이뤄졌다. 그 가수는 지난 10년동안 오롯이 그 노래를 불렀다. 그가 바로 ‘직지가수’ 박정현씨(48)다.

노래방 기기에서 흘러나오는 반주에 맞춰 멋들어지게 노래 한 곡을 뽑아낸다. 역사적인 소재를 바탕으로 한 딱딱한 노래 가사들이 허스키하고 맛깔나는 구성진 목소리에 생동감을 얻어 직지의 속 깊은 뜻을 토해낸다.

한결같은 직지에 대한 사랑을 전국방방곡곡을 누비며 신명나는 목소리로 알리는 그는 이제 직지홍보예술단 단장으로 새로운 삶을 살고 있다. 가수, 민요, 풍물, 춤, 각설이, 재즈 등 다양한 분야의 예술을 융합시켜 직지를 홍보하고 전국의 곳곳을 흥으로 돋우고 있다.

박씨는 “처음에는 직지를 잘 알지 못해 이 곡을 받자마자 청주대에서 하는 제1기 직지대학에 입학해 공부하고 닥치는 대로 직지와 관련된 책을 읽었다”며 “내가 직지를 모르는데 어떻게 직지 노래를 잘 부를 수 있겠어요. 처음에는 직지 노래를 할때마다 직지를 설명하지 않으면 안됐거든요”라며 웃음과 함께 기억을 더듬었다.

그가 ‘직지가수’라는 닉네임을 갖기까지 남 모르는 수많은 어려움을 감내해야 했다. 처음에는 사회자의 ‘직지가수’라는 소개 멘트에 ‘절에서 왔는가봐’라는 관객들의 수근거림과 선입견을 깨야했고 ‘직지가수’라는 틀에 얽매여 다른 노래를 부르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도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매달 나가는 성인가요 방송과 케이블 방송, 노래교실 등 그를 부르는 무대 위에서 ‘직지’를 부른다. 두곡을 불러야 되는 경우는 직지와 앨범에 수록된 일반 노래를 부르지만 한곡을 불러야 되는 경우는 직지를 꼭 부른다고 한다.

한때 방송국 PD들이 “직지 노래 안 부르면 성공하고 더 많은 무대에 설 수 있을텐데…” 하면서 그에게 직지 노래를 부르지 않으면 안되냐는 권유를 한 적도 있다.

하지만 그 어느 것도 그의 의지를 꺽을 수는 없었다. 박씨는 “나는 누군가에게 상을 받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직지와의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 내 목소리로 전할 수 있을때까지 전국을 누비며 직지 노래를 부를 것”이라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벌써 3집을 낸 가수다. 1집과 2집에 노래 ‘직지’를 수록했고 2009년에 새롭게 낸 3집에는 기존 직지노래 보다 좀 더 가사가 쉽고 대중적이며 감성적인 가사를 직접 본인이 작사해 ‘내사랑 직지’라는 노래로 발표했다. 매 앨범마다 자비를 털어서 앨범을 발표하고 직지를 소리 소문없이 누구보다도 부지런히 쉬지 않고 직지를 홍보해 온 그다.

박씨는 “직지를 홍보하고 연구하기 위해 직지의 분신이라고 생각하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은 너무나도 관심이 많이 줄어들어 아쉽다. 돈이 문제가 아닌 것 같다”며 “이렇게 조용히 직지에 대한 꿈과 소망을 이어가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시선이 필요한 것 같다”고 강조했다.

‘직지 가수는 청주시민이 만들어 준 것’이라며 직지와의 사랑을 노래로 풀어내는 그는 오늘도 구구절절 사연안고 떠나버린 아름다운 금속활자 천년의 사랑을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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