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역사에서 세계 3대 상인 하면 영국인, 아랍인, 유대인을 들었으나 오늘날에는 유대인, 인도인, 중국인을 세계 3대 상인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다른 나라나 지역에 거주하면서 그 지역의 상권을 장악하고 있다는 공통적인 특징을 가진다. 그 상권을 장악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보여주고 있는 공통적인 특징은 금전적 자본보다 더 큰 사회적 자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 자본은 사회 구성원들이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자발적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힘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회적 자본은 상호 신뢰, 믿음, 호혜적 규범, 협력적 네트워크에 의해 구성된다.

유대인 공동체는 전 세계의 모든 분야를 장악하고 있고, 인도의 상권을 잡고 있는 상인 카스트인 마르와리는 인도 전체 인구의 2% 정도에 불과하지만 인도 부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인구의 25%를 차지하고 있는 화교들이 국가 총자본의 61%를 소유하고 있다. 이들은 홍콩, 중국, 대만, 싱가포르 등 동남아 각 국의 화교 인맥을 통한 네트워크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

우리의 경우 해외 이주민의 사업 유형이나 국내 기업의 투자 유형을 보면 특정인이나 기업이 해외에서 특정 업종으로 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나면 같은 업종의 투자를 해 같은 지역에서 우리끼리 경쟁을 한다. 우리끼리 경쟁을 하면 이익을 보는 것은 외국인이나 외국기업이 된다. 우리끼리의 경쟁은 종국적으로 해외 이주민이나 투자 기업들이 공멸을 하는 결과로 끝이 난다. 이는 우리 기업이 중국에서 경쟁력을 상실해 가고 있는 중요한 원인이기도 하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같은 업종을 같은 지역에서 개업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편 인도의 상인 계급인 마르와리나 화교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상술을 공유해 힘을 키워서 다른 집단과 경쟁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우리의 여행 업계들은 국내에서 경쟁을 해 왕복 비행기 가격도 되지 않는 비용으로 여행객을 모집해 출혈 경쟁을 하고, 해외에서는 국내 여행업체들이 현지 여행업체와의 경쟁적 계약으로 여행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 종종 문제가 되는 해외 교포와 관련된 현지 범죄를 보면 대부분 우리 교민 간 발생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대규모 해외 수주 사업에 참여하는 대기업의 행태도 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범 세계화되고 있는 자본주의 체제의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한민족 공동체 간 사회적 자본 형성이 무엇보다 절실한 시기가 되고 있다. 점점 커지는 경쟁 속에서 개인이 살아남기는 더욱 어렵다. 함께 해도 어려운 것이 오늘날 지구촌의 경쟁 사회이다.

지난 14일 아시아인으로 동계올림픽 장거리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메달을 처음 따낸 이승훈을 시작으로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젊은 선수들의 낭보가 계속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 즐거운 일을 특정 매체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다고 해 논란이 되고 있다. 방송 3사의 합의를 무시하고 SBS가 독점 중계를 하며 이에 KBS와 MBC는 적극적 보도를 포기하고 상대 방송사를 비난하는 뉴스로 대체하고 있다.

우리끼리 경쟁한 결과 SBS는 과도한 중계료를 지불해 국부를 유출하였다는 비난을 면하지 못하고 있고, 국민들은 알 권리와 보편적 정보권을 침해 당해 국가 전체의 사회적 함수를 떨어뜨리는 결과를 가져왔다. 무한 경쟁 속에서 동계올림픽 순위보다 높은 국가 발전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메달권에도 들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사회적 자본을 메달권으로 높여야 하는 과제를 해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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