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마을을 찾아서...


청주에서 청원군 가덕·낭성을 지나면 미원면 소재지가 나온다. 이곳에서 보은방면으로 약 1㎞정도 가다보면 미동산 수목원을 끼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 나타난다. 바로 이곳이 장수마을로 불리는 동산·새터말(미원3구).

이 마을(81가구)인구는 218명 중 65∼79세 26명, 80세 이상이 15명으로 노인인구비율(18.8%)이 비교적 높다.
노인회원(남 13명, 여 25명)중 80대가 15명, 70대 21명, 60대가 2명이며 최고령은 88세 홍종철 할아버지와 86세인 박정득 할머니.
3년전 100세에 작고한 손수복 할아버지가 이 마을에서는 최장수를 누렸고 2일에는 “홍모(80)할머니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며 노인들의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자신들이 장수마을에 살고 있다는 사실조차 잘 모르는 이들은 그저 물 좋고 산세 좋은 곳이라고 할뿐이다. 사진기자가 카메라를 들이 대자 한 할머니는 얼굴에 나있는 검버섯을 만지며 거울을 보고 연신 머리를 쓰다듬는 모습에 나이가 먹어도 예쁘게 보이고 싶은 것은 스무살 처녀와 똑같았다.

“다리가 말을 잘 안 듣는다”는 한 할머니는 흥겨운 노랫가락을 읊으며 어깨춤을 덩실덩실 출 정도로 금새 흥을 돋우기도 했는데 이들은 보통 노인들과 전혀 다름없는 평범한 생활자체가 장수의 비결이다. 특히 음식상에는 된장과 나물이 많고, 낙천적인 생각을 하고, 옷의 색깔도 흰색계통이 대부분이다.

형제가 외지에 살고 있는 유인준(86)할머니는 농사일을 거들지는 못하지만 대부분 경로당에서 지내고 있으며 소작은 남에게 줬다고 한다. 새벽에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조반을 먹는데 식탁엔 된장국이 오르고 고기보다는 야채위주의 소식을 한다.

골다공증으로 고생하는 이언년 할머니(77)는 낮에는 들녘에서 가끔씩 농사일을 거들기도 하지만 힘이 부쳐 낮 시간 대부분을 경로당에서 보내고 있는데 이가 없어도 야채와 돼지고기 등 음식을 잇몸으로 오물오물 잘도 씹어 넘기며 밥한 그릇을 비울 정도로 대식가.

82세의 이창구(노인회장)할아버지는 아픈 곳이 없을 정도로 꼿꼿한 허리로 매일 앞마당과 동네 길을 쓸고, 낫으로 풀을 베고, 경로당에선 자식과 손자 이야기꽃이 만발, 외로움과 적적함이 없을 정도다.

초등학교 교감출신인 나종찬(70)노인회 총무는 “마을인근에 약수정이 있을 정도로 물 좋은 것은 전국 최고다. 특히 뒷산 ‘애기골’의 정기를 받아 노인들이 무병장수하고 자식들도 변호사 등 정·관계 등의 인사가 많다”며 “할머니들이 골다공증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많지만 건강유지비결은 규칙적으로 세끼 소식(小食)과 함께 왕성한 신체활동 등 평범한 삶 속에 장수비결을 찾아야 하고 80세는 넘어야 노인 축에 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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