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관중의 삼국지연의에는 차와 관련된 일화가 있는데, 중국 후한시대에 돗자리와 발을 만들어 팔던 유비는 어머니가 평소 늘 차를 마시기를 소원하시지만 너무 가난해서 한 번도 사드릴 수 없었다. 몇 해에 걸친 행상으로 모은 돈을 갖고 유비는 낙양상인에게 차를 사러 갔다. 그러나 상인은 유비의 행색을 보고 귀한 차밖에는 없어서 팔 수 없다고 했다. 유비가 어머니께 드릴 것이라고 간청을 하자 그 효심에 감복해 상인은 납으로 된 차 한 상자를 건네주었다. 이때 황건적이 몰려와 유비는 잡히게 되는데, 도적들은 유비에게서 차를 빼앗았다. 유비가 노모에게 갖다드릴 것이라고 애원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리하여 유비는 허리의 칼을 뽑아 도적들과 대항하기 시작했으나 중과부적, 죽음을 당하려는 순간 장비가 나타나 유비의 생명을 구해주게 된다. 이때 차로 인해 처음으로 만나 훗날 난세를 구하기 위한 도원결의를 하는 계기가 된다.

차는 예로부터 소화기에 누적돼 있는 음식 찌꺼기를 내려주는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밥을 먹고 난 후 우리나라 사람은 숭늉을 마시고, 중국 사람은 차를. 미국 사람이 커피를 마시는 것은 그 나라의 환경에 따라 먹는 음식의 종류와 마시는 차가 다른 것이다. 이런 것을 한의학에서는 자연적인 환경이 음식과 풍습을 만든다고 말한다.     

동의보감에 ‘차는 머리를 맑게 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소화에 도움이 된다’라고 씌여 있다. 또 요즈음과 같이 각종 스트레스와 공해로 시달리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차 한잔의 여유는 건강을 지키는데 도움이 된다. 하지만 혈압이 있거나 열이 많은 사람이 인삼차를 마시게 되면 머리가 아프거나 열이 나는 증상을 겪을 수 있고, 소화장애가 있거나 몸이 찬 사람이 설록차나 작설차 등을 먹게 되면 소화불량이 악화되고 설사가 올 수도 있다. 따라서 체질에 맞지 않는 차를 복용했을 경우에는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또한 요즈음 신종플루가 유행하면서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이 때에 홍삼이 신종플루를 예방한다고 하고, 또 아무나 부작용없이 복용할 수 있다고 해 너도나도 홍삼을 찾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홍삼도 인삼과 마찬가지로 체질에 맞지 않으면 부작용이 있어서 내원하는 환자 중에도 심심치 않게 부작용을 호소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홍삼도 인삼과 마찬가지로 열이 있는 한약으로 열성 체질의 사람은 맞지 않을 수 있으므로 복용시 주의해야 한다. 부작용의 증상으로는 어지러움, 가슴답답, 안절부절함, 체온상승, 혈압상승, 다한증, 안면홍조증, 불면증 등 수많은 열증들이 나타나게 된다. 세상에 만병통치약은 없다. 다만 유행에 따라 이 약, 저 약이 효과가 있다고 해 상술이 더해져 만병통치로 둔갑해 유행하는 것일 뿐이다. 이럴 때 국민들의 현명한 지혜가 자신의 건강을 지킨다는 것을 명심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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