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협회가 두 쪽으로 갈라지면서 충북도의 입장이 난감해졌다. 어느 한 쪽의 편을 들지 못하는 상황 탓이다. 이필우 충북협회장은 지난 16일 자신의 취임식장에서 특정인을 겨냥해 “박살 내겠다”는 막말을 해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회장은 파문이 확산되자 곧바로 “진위가 잘못 전해졌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는 해명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어이 없는 것은 이 회장이 취임식장에서 분별 없이 상식 이하의 폭언을 쏟아냈다는 점이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자신이 회장으로 취임하는 공식석상에서 이런 거친 폭언을 쏟아낼 수가 없다. 돈이 많다고 안하무인인지는 모르지만 이런 막말은 충북도민을 무시하는 행위가 아니고 뭔가. 이런 사람에게 고향 발전을 위한 행동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한심한 것은 충북도의 무기력한 대응이다. 이런 막말을 쏟아냈는 데도 충북도는 강력한 대응은커녕 이 회장의 해명에 일체 대응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버렸다. 충북도가 이런 태도를 보이니 일부 분별 없는 출향 인사들이 지역을 무시하고 깐이 보는 것이다. 이 회장의 발언에 대해 충북도는 즉각 분명한 입장 표명과 함께 강력 대응을 경고했어야 옳았다. 뭐가 무서워 속을 부글부글 끓이는지 이해가 안 간다. 이러고도 충북도가 도민을 대변한다고 말할 수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충북도가 인재양성재단기금 때문에 이 같은 어정쩡한 태도를 보였다면 대단히 심각한 문제다. 기금 출연은 후진 양성을 위해 진심이 우러나서 내는 것이다. 충북도의 기금 확보 노력은 이해되지만 그렇다고 돈 낼 의사가 없는 사람에게 자존심을 버려가면서까지 끌려가거나 쫓아가서도 안 된다. 설사 기금 출연 약속을 했더라도 돈을 빨리 내라고 독촉할 필요도 없다. 충북도민들의 자존심을 짓밟는 이 같은 행태를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 된다. 돈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충북도민들의 자존심과 명예를 지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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