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어제 학교법인 서원학원 이사진 전원에 대한 승인 취소 결정을 내렸다. 지난 6월 첫 청문을 실시한 이후 우여곡절 끝에 재 청문 일정을 진행하면서 학원의 공익성을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은 교과부가 현 임원들로선 학원 정상화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청문주재인 등의 의견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교과부는 조만간 관선이사 파견을 위한 절차에 착수할 예정인데 이로써 서원학원은 1980년 이후에만 여섯 번이나 관선이사를 맞이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그만큼 학원이 잘못 운영되고 있다는 방증인 셈이다. 서원학원이 이런 상황을 맞게 된 데는 애꿎은 학생을 제외한 학교 구성원 모두의 책임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관선이사가 파견된다고 해서 쉽게 안정을 되찾을지는 의문이다. 지난해 12월 임기가 끝난 박인목 전 이사장 측은 이미 수 차례 이 같은 결과가 나올 경우 행정소송 등을 통해 구제 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을 밝혀 이번 일이 법정 다툼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안정화 기간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서원학원의 맏형인 서원대학교 교수들 간의 무너질 대로 무너진 신뢰도 문제다. 지금과 같은 상태라면 관선이사가 파견된다 손 치더라도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조직 유지의 가장 기본인 신뢰가 깨진 상태에서 외형만 유지한들 교육기관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관선이사가 파견되면 학교 구성원 모두 한 발짝 물러나 있어야 한다. 비록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으로 학원 운영 방향이 잡힌다고 해서 예전 갈등을 겪을 때와 같이 너도나도 한 마디씩 훈수가 아닌 훈수를 둔다면 안정화는 공염불이 될 게 뻔하다. 속된 표현으로 주인을 잃은 집에서 객들이 주인 행세를 하려 한다는 말이 나올 수 있다. 서원학원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 학교 구성원 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함은 물론이다. 모두의 지혜가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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