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시절 별로 피부에 와 닿게 느끼지도 못하면서 어린이날 노래를 신나게 부른 것 같다. 특히 2절 가사 중 ‘우리도 자라면 나라의 일꾼’이라는 부분을 흥겹게 불렀던 것 같다. 이 노래 가사대로라면 50을 넘긴 내가 이제 나라의 일꾼이 되어 있어야 하는데 아직도 만년 교직에 있다.

물론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원들과 밤샘하며 연구하는 작업을 참으로 보람 느끼며 살고 있다. 특히 연구원들과 날 밤 새우고 아침에 해장국 한 그릇 함께 먹는 맛이란 즐겁기 그지없고 따끔거리는 눈에 안약 한 방울 넣으면 세상 부러운 게 전혀 없다. 그런 면에서 날마다 만족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그래도 어딘가 좀 더 올라가고 싶은 게 인지상정인가 보다.

학창 시절을 떠 올리면 참 재미있다. 초등학교 5학년 때는 졸업식 때 울 것 같더니 막상 6학년이 되어 졸업식을 하니 앞으로 다닐 중학교에 대한 기대감으로 뒤도 안 돌아 보고 졸업식장을 빠져 나오는 나를 보며 참 간사하다고 생각했다. 중·고교 시절은 그저 입시와의 전쟁이었고 그 후 대학을 거쳐 대학원 석·박사 때 이른바 사회 생활을 가장 깊게 해 본 것 같다.

재미있는 것은 박사 학위를 받는 날이었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하시는 말씀이 박사 딴 것을 축하한다는 말씀이셨는데 이건 한 편으론 상당히 기분 나쁜 소리이다. 아니, 박사 학위 취득이 고스톱 판도 아닌데 왜 땄느냐고 말씀하시냐는 것이다.

그 간 밤샘하며 이룩한 조그마한 학문적 성과에 대해 축하 받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하라는 격려를 받는 날인데 거의 모든 사람들로부터 들은 말이라곤 박사 딴 것을 축하한다는 말이니 어안이 벙벙하다.

물론 2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이 말이 그대로 사용된다.

그래 그런지 박사 학위처럼 정부 고위직 자리도 국민들로부터 임용 받는 자리가 아닌, 대통령으로부터 따는 자리가 된 건 지 청문회로 날마다 시끄럽다.

그 간 열심히 노력한 것을 인정받고 앞으로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해서 나라를 잘 좀 발전시키라고 국민들로부터 축복 받으며 시작해야 하는 국무위원 자리가 마치 판 돈 딴 사람들처럼 인식되고 있는 것이 참 안 좋다.

이런 분위기라면 아마 장관직을 수행하더라도 조직 장악력이 생길런지 모르겠다. 물론 실망스러운 부분이 정말 많은 것이 사실이어서 청문회를 보면서 느끼는 것이 정말 이제는 나라의 중요한 직책을 맡는 분들이 직책을 따기보다는 국민들로부터 받았다는 축하를 받을 수 있는 분들이 추천되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그리고 그런 분들이 충북에서 많이 배출되었으면 한다.

아니 이참에 한 발 더 나아가 충북에서도 국무총리를 넘어서서 대통령이 될 분을 온 도민이 힘 모아 한 번 키워 보았으면 한다. 특히 그런 능력과 자질이 충분한 분이 있는 실정이라면 더더욱 도민들이 결집하여 이런 분을 키워야 하지 않을까 싶다.

과거 대통령 선거가 바람몰이에 휩싸였던 흐름 등을 보면 대통령 자리도 박사 따듯이 따는 자리 아닌가 싶어 혼자 웃었던 적도 있다. 그러나 이제는 딴 사람보다는 받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어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생각되며 이런 분이 충북에 있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충북에서 대권을 쥐었을 때 망국적인 지역 감정도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이제 충북에서도 대통령 될 인물을 한 번 키워보자. 그리하여 나라의 국력을 번성시키는 역할을 충북도민이 한 번 만들어 보자. 이젠 이럴 때가 충분히 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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