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김수남 청주지방검찰청 검사장의 취임을 축하한다. 충북 청주에서 근무하는 동안 청주의 관문 플라타너스 가로수터널의 시원한 그늘처럼 기분 좋은 인연이 많이 있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사실 일반인들은 검찰하면 긍정적인 이미지보다는 부정적인 생각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검찰하면 친근함보다는 부정적으로 떠올리는 것이 보다 정확한 말인지 모르겠다.

우리는 검찰청 근처에 가지 않고 사는 것이 잘 산다고 말한다. 나 역시 마찬가지고 다른 사람들도 같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검찰에 불려간 적이 두 번 있다. 대학 졸업 후 학교문제와 작년 검찰의 과도한 벌금(명예훼손)으로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이다.  

부드러운 카리스마 기대 

최근 취임한 김 검사장은 역대 검사장들과는 다른 것 같다. 과거 귄위적인 검사장과는 달리 부드러운 이미지와 겸손하다는 이야기가 들리는 것이 그렇다.

그런 점에서 김 검사장만의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만들어 가길 바란다. 역대 검사장에는 매우 권위적인 사람들이 많았다.

과거 검사장이 취임하고 나면 지역에 여지없이 찬바람이 불었기 때문이다. (통과 의례인지는 모르지만) 몇 명‘손보고 나면’지역은 평정(?)됐고 지역 유지들이 검찰에 호의적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는지는 모르겠다.

게다가 충북은 유난히 투서가 많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제64주년 8·15 경축사에서 “토착비리를 방치해서 안 된다”고 밝힌 이후 투서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대통령이 소지역단위 관·경·언(官·警·言) 간 일어나는 비리가 생각보다 크다고 보고 있고 그 고리가 강고하고 잘 드러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우려되는 것은‘음해 투서’가 늘지 않을까 하는 것이다. 이 틈을 노려 소위‘정적·반대세력’제거를 위해 투서를 한다면 지역은 분열되고 갈등이 양산되며 그 후유증도 크다. 또 억울한 사람도 있게 마련이다.

김 검사장이 이런 점을 헤아렸으면 한다. 검찰 수사력을 떨어뜨리는 실명이 아닌 익명의 투서에 대해서는 수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확실히 고수한다면 투서는 분명 줄 것이다.

검찰의 내사가 수사처럼 비춰지는 경우가 있어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는 경우가 없지 않았다. 내사는 말 그대로 특정인 범죄관련성 등을 알아보는 수준인데 마치 수사를 하는 것처럼 보여진다면 검찰을 웃음거리로 만들 수 있다. 일부에선 이를 악용하거나 확대 재생산하는 경우도 일어날 수 있어서다.

최근 토착비리와 관련,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검찰이 토착비리 수사를 받아야 할 대상자는 빠뜨리고 실적에 급급한 나머지 엉뚱한 사람만 잡아넣지 않았으면 한다.

그런 점에서 김 검사장의 취임 당시 직원들에게 한말과 검사로서의 평소 철학을 되새겼으면 한다. 이번엔 정말 검찰이 달라졌다는 말이 들릴 정도로 국민을 섬기고 배려하는 검찰이 되길 희망한다.‘강자한테 약하고 약자한테 강한’ 조직이 아니라 국민을 보호하되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에겐 추상같은 검찰이 돼달라는 것이다.   

그리고‘토착비리’라는 말이 사라졌으면 한다. 죄를 짓고 잘못이 있으면 평소에 수사를 벌여 처벌을 해야지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거나 특정 시간을 정해놓고 토착비리수사를 한다면 정상적인 국가는 아니라는 것이다.

토착비리 수사가 진행될 때마다 지역에는 사정바람이 부는 등 불안감이 조성되고 전반적 분위기가 살얼음판처럼 얼어붙는다. 또 악성루머가 횡행하기 마련이라는 점에서도 가능하다면 질질 끌기보단 단기간에 끝내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검찰주변인사‘보험성’은 걸러내야

마지막으로 검찰 가까운 범죄예방위원 등 주변 인사들을 눈여겨봐야 한다. 이들이 가운데 올바른 검찰상을 세우는데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모르지만, 자신과 사업보호를 위한‘보험성격’의 참여가 없는지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이들이 검찰의 이미지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들이 소위‘특권의식’이 발동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 ‘재력·학력·지역토호세력’등이 참여기준이 되거나 선발 잣대가 돼서도 안 된다.

참여 인사들이 범죄예방에 필요한 인사냐는 것도 문제지만 검찰을 로비 대상으로 생각하게 만들어서도 안 된다.

물론 다양한 계층이 참여하되 결격사유가 없는 사람이면 더욱 좋을 것이다.  이들이 범방활동을 빌미로 검찰의 눈을 가리거나 자신의 사업을 보호하는 일에 매몰되는 일이 없도록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각종 사건수사와 관련해서는 원칙을 준수하되 공명·투명함은 물론 수사검사의 내·외부의 압력을 막는 일도 검사장의 몫이다. 김 검사장에게 엄격하지만 따뜻한 마음과 섬김의 새로운 검찰의 변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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