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달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충북 충주교육장 후임 때문에 교육계는 물론 충주지역사회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고 한다. 본보 보도에 따르면 2000년 이후 충주교육장의 임기는 2000년 9월부터 2002년 8월까지 2년을 지낸 엄창흠 교육장을 제외하고 7명의 교육장의 경우 1년 남짓에 불과하다.

이들 교육장은 정년을 앞두고 임명되기 때문에 지역 교육 발전에 큰 보탬이 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책임 있는 교육 행정을 펼칠 시간적 여유가 없고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기도 촉박하다는 이유에서다. 일을 할 만하면 떠난다는 말이 맞을 듯 싶다. 매년 교육장이 교체되는 것을 봐야하는 충주시민들의 걱정과 불만은 그래서 일면 이해가 간다.

도시와 농촌이라는 지역적 특성에 따라 교육이 이뤄져야 하는 것은 불문가지다. 큰 틀의 교육 정책은 도교육감이 정하지만 지역 특성 교육 방향은 지역 최고 책임자인 교육장의 소신과 의지가 반영되는데 잠시 머물다 떠날 자리에 있는 교육장에게 책임을 요구하는 자체가 무리다. 교육감이 선출직으로 바뀐 후 교육계도 기존 정치판과 다를 바 없이 줄서기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음은 인근 충남교육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각종 폐해는 보은 인사를 불러오고 결국 교육계 전반을 망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오죽하면 교육장 인사가 날 때마다 교육감과의 친소를 따지고 학연, 지연, 혈연까지 끌어다 붙일까.

앞서 말했듯이 이런 상황에서 취임 때마다 나오는 책임 행정 구현 등의 교육장 일성은 공허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물리적 제약도 문제지만 교육장의 처신도 다시 짚어봐야 한다. 대부분의 교육장이 고향에서 임기를 마친다. 이는 수십 년 간 교편을 잡은 것에 대한 배려 차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선거 출마 꿈을 꾸고 있는 인사들은 고향 교육 발전보다는 얼굴 알리기에 몰두, 각종 행사 참석으로 하루 일과 대부분을 소화한다고 한다. 연고를 떠난 참신한 인물 발탁이 아쉬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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