⑭ 김성명 국립청주박물관장

   

우리가 꿈꿔 왔던 것보다 훨씬 더 부유해진 지금 우리는 과연 행복할까. 치열한 경쟁 속에서 ‘돈’이 성공의 열쇠라는 강박관념을 갖게 됐다. 마치 가난하게 살았던 사람이 큰 부자가 돼서도 여전히 가난의 기억 속에 갇혀 사는 것처럼, 물질적 풍요에도 불구 항상 쫓기듯 행복하지 않다.

경제적으로 윤택하게 사는 일에 몰입하면서 오히려 힘들어진 우리의 삶에 김성명 국립청주박물관장은 소박하지만 빛나는 지혜를 담은 책 ‘가난하지만 행복하게’를 권했다.
‘가난하지만 행복하게’는 자연과 함께하는 공동체의 삶을 실천하는 철학자 윤구병씨가 변산공동체 이후 10여년에 대한 생생한 기록을 담은 책이다.

윤씨는 충북대에서 철학과 교수를 지내다 1995년 전북 부안으로 낙향해 농사를 지으면서 대안교육을 하는 ‘변산교육공동체’의 설립자다. 저자는 자신을 가꾸고 실천하는 체험과 경험을 현대인과 나누고자 이 책을 썼다. 2008년 모든 공직에서 물러났고 자신의 명의로 된 모든 재산을 공공의 목적에 쓰이도록 사회에 환원했다. 현재는 변산공동체에 초가삼간을 짓고 그 속에서 자연인의 삶을 살고 있다.

농약도, 기계의 도움도 받지 않고 공동체 식구들이 농사를 짓던 초창기 시절의 체험과 생생한 경험, 대안교육을 고민하고 점점 물질적 부를 욕망하게 만드는 현대문명에 대한 비판 또한 고스란히 담겨있다.

김 관장은 “물질에 대한 병적인 욕망이 인간을 해치고 삶의 질은 점차 낮아지는 현재를 바꾸기 위해 이 책은 삶에서 중요한 것은 물질적 풍요가 아니라 ‘좀 더 가난하게, 좀 더 힘들게, 좀 더 불편하게’ 사는 것이 결국 행복을 가져다주는 삶의 방식임을 이야기한다”며 “항상 더 나은 집, 자동차 등 욕망 속에 갇혀 행복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한번쯤은 돈보다 더 가치있는 진정한 삶의 행복을 생각해 보게 한다”고 말했다.

세계가 놀라는 경제 신화를 이룬 지금 우리는 도리어 삶의 의미를 잃어가고 있는 건 아닌지 되돌아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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