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가 죽어가고 있다. 기후 변화로 사라지고 ‘소나무 에이즈’로 불리는 재선충병에 감염돼 말라 죽고 있다. 충북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가 단양에서 발견됐다. 충북에서 소나무재선충병이 발생하기는 지난 1월 옥천군 옥천읍 죽향리 37번국도변 야산 2그루에서 발생한 이후 두 번째다.

소나무재선충은 크기 1mm 이내의 실 같은 선충으로 나무조직 내에 수분과 양분의 이동 통로를 막아 나무를 죽게 하는 해충으로 해송, 적송, 잣나무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지난 1988년 부산에서 최초로 발생해 확산되다 2005년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특별법 제정 후 총력 방제 활동을 벌인 결과 2006년부터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산림당국은 재선충병 확산 방지를 위해 그동안 소나무 400만 그루를 잘라내야만 했다.

최근 이상 기온도 소나무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산림청의 집계 결과 지구 온난화에 따른 이상 고온과 가뭄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8천416ha의 산림에 걸쳐 97만4천그루의 소나무가 고사됐다. 그러나 실제 산림청이 파악한 소나무림 피해 규모는 올 들어서만 100여 만 그루에 육박하며 지난 수 십여 년 간 이 같은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1970년대 우리 산림의 50%를 차지했던 소나무 숲은 그동안 서식 환경의 변화로 활엽수와의 경쟁에서 퇴출 신세로 전락, 2007년 말 현재 기준 23%로 줄었다. 산림당국은 소나무를 살리기 위해 중장기 대책을 마련, 시행하고 있으나 멀지 않은 시기에 한국소나무를 찾기가 힘들 것이라는 비관마저 제기되고 있다.

소나무는 예로부터 우리 민족과 함께 했다. 태어나서 금줄에 솔가지를 걸고, 소나무로 집을 짓고, 소나무로 불을 때고, 죽어서는 소나무로 만든 관에서 영원한 안식을 취했다. 소나무는 그저 나무 한 그루가 아니라 보존해야 할 민족 문화인 것이다. 국민 모두가 소나무를 살리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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