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수묵누드 작가라 일컬음 받는
소원(少園) 문은희의 대작을
가까이서 볼 수 있게 됐다.
얼마 전 남은 여생을 보내겠다며
충주에 뿌리를 내릴 양으로
이 고장에 터를 잡은 소원의 작품이
오는 2일부터 10일까지 청주 예술의 전당
전시실 전관에서 그녀만의 특별한
예술의 정취로 관람객들을 이끌게 된다.
장시간 동안의 크로키 작업을 통해
32m에 이르는 누드 群像 및
42m 작품 등의 대작으로도 유명한
소원의 화풍과 그림세계는 화류계의
장정들과 평론가들의 값진 평만으로도
그녀의 위치를 알 수 있다.

수많은 단체전과 개인전, 국제전 등 고희를 넘어선 그녀의 연대기는 이루 말할 수 없이 화려하다.

그래서 이번 전시를 지역에 국한된 전시 일부라 생각한다면 그녀에게 큰 범례를 하는 것이다.

소원의 작품은 크게 두 가지 특성으로 나뉜다.

첫번째는 1959년부터 80년대 후반에 이르는 작업으로 추상, 감(한 때 ‘감의 작가’로 불릴만큼 탁월한 필력으로 인정받았다), 풍경, 수묵누드 등의 소재에 작가의 심리나 감정, 기질이 그대로 그림에 이입되는 표현적인 성격이다.

여체의 형태를 따라 부드럽고 유려한 선의 흐름에서 느껴지는 뉘앙스와 조형적인 맛, 그러면서도 팽팽한 긴장감과 절제된 화면은 작가의 열정과 감정이 드라마틱하게 배어 나온다.

두번째 특성은 90년대 중반 이후의 작품에 나타나는 것으로 이전의 감정이입보다는 삶에 대한 작가의 사유와 통찰, 관조, 여유가 자연스럽게 화폭 위에 펼쳐진다는 것이다.

이는 근작 누드콜라주를 통해 잘 알 수 있다.

언뜻 보면 화면 가득 그림들이 채워져 있지만 작위(作爲)를 버리고, 강한 필선을 중화시키고, 형태를 해체하는 변모를 통해 오히려 없어진 여백에서 여유와 담담한 관조성, ‘무아(無我)’라는 작가만의 독특한 철학을 보여준다.

J.L. 샬리무(OPUS편집장·파리 8대학교수·미술평론가)는 “소원이 창조해 내는 누드들은 바로 우리 내부의 가장 깊은 내면에 존재하고 있던 욕망이 화면이라는 회화 공간에 가장 자유롭고도 원초적인 모습으로 자리하는 그런 것이다”고 소원의 작품세계에 대해 말한다.

이번 전시회에 선보이는 작품은 1959년부터 제작된 것으로 풍경 20여점, 추상 10점, 자연정물 15점, 32m, 42m의 누드 군상 등 수묵누드 35점, 누드 콜라주 20여 점 등 모두 100여 점이 전시된다.

소원 문은희가 이 지역에 자리를 잡은 것은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이번 전시회는 충북의 화단의 위상을 한층 높여 주는 계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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