⑧ 혜철 옥천 대성사 주지

   

우리 삶에서 소유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내 집 마련에 새 차 살 계획을 꿈꾸면서 아둥바둥 살다보면 한걸음 쉬어가며 삶을 돌아볼 시간여유 조차도 없는 것이 현대인들의 자화상이다.

나 보다는 남을 챙기는 ‘베풂’이 자신의 수행이라고 말하는 옥천 대성사의 혜철 주지스님이 책 ‘무소유’를 통해 앞만 보고 달려온 우리들에게 다시 한번 자신을 되새겨 보기를 권한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는 이 시대에 가장 주목받는 에세이 중 하나다. 이 책 중 난초에 얽매이며 그것이 집착될 때, 애지중지 키워오던 그 난초를 친구에게 주어버리고 홀가분한 해방감을 누리게 됐을 때 느꼈던 단상을 기록한 ‘무소유’는 오늘날에도 통용되는 언어다.

법정 스님은 수필집 ‘무소유’에서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이 얽혀 있다는 것임을 깨닫고, 나는 하루 한가지씩 버려야겠다 다짐했다”고 고백한다.

버리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 버린다는 것은 포기하는 것과 달리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아무 것도 갖지 않게 되는 순간이 바로 온 세상을 갖는 순간이다.

혜철 스님은 “‘무소유’란 글에서 스님이 난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버림의 미학인 무소유의 기쁨을 피력한 문장들은 내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며 “나의 욕심 중 가짜 욕심은 버리고 나를 버린 자리에 ‘베풂’이라는 진짜 욕심을 채워 끝없이 실천하고 달려나갈 수 있게 삶의 지혜와 깨달음을 준 이 책의 의미를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전했다.

“집착이 괴로운 것을. 그렇다, 나는 난초에게 너무 집념한 것이다.” “무엇인가를 갖는다는 것은 다른 한편 무엇인가에 얽매인다는 뜻이다.” “이 지상의 적(籍)에서 사라져 갈 때에도 빈손으로 갈 것이다.” 등 자연과 벗하며 순수한 영혼의 목소리로 법정 스님은 평범하고 무료하기까지 한 일상을 감동의 언어로 바꿔 감동을 준다.

깊은 차맛처럼 마음에서 우러난 글들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지혜의 불이 돼 번잡스럽던 마음도 안정을 되찾게 되고 삶의 의미를 다시 깨닫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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