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감정하는게 제일 어려운 것이다”

차기 대선에서 `킹메이커’ 역할을 자임해 온 자민련 김종필(JP) 명예총재는 28일 낮 내년 대선출마를 위한 행보를 가속하고 있는 민주당 이인제, 한화갑 최고위원과 함께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제2회 운정(JP 호)배 전국아마추어 바둑선수권대회’에 참석차 대전을 찾은 JP는 30여분간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두사람과주로 바둑을 소재로 대화를 나누면서 “바둑보다는 정치가 어렵다”고도 했다.

바둑은 대국자만 상대하지만 정치는 몇천만, 몇백만명을 상대하기 때문이라는주석까지 달았다.

특히 JP의 대전방문은 지난해 총선에서 이인제 위원이 `JP는 서산에 지는 해’라고 비난한 이후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회동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내년 대선에 앞서 이 위원은 그동안 여러차례 회동을 추진했지만 JP가 계속 못마땅한 반응을 보이면서 번번이 무산됐다는 점에서 이 최고위원측은 이날 회동을 계기로 그간 악화됐던 두 사람 사이의 관가 호전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최고위원은 JP와의 공개회동을 마친 뒤 관계개선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에게“좋게 생각하면 된다. 앞으로 자주 찾아뵐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명예총재도 두 최고위원 및 지역인사들과 오찬 자리에서 “민주당측이 적극협력해줘서 논산 재선거에서 당선됐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이같은 표면적인 입장 표명과는 달리 JP가 이 위원에 대한 섭섭한 감정을 완전히 털어버렸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 명예총재는 오찬을함께 하는 자리에서도 이 위원에게 말한마디 건네지도 않았고, 오찬장 자리도 `JP-한 위원-이 위원’ 순으로 배치했다.

이날 공개회동에서 김 명예총재는 `사람 감정론’을 언급하면서 “서양의 왕과 호족들은 관상인과 면도사를 데리고 다녔다”고 말했다. 이에 이 위원은 “요즘 재벌도관상을 중시한다”고 답했고, 한 위원은 “속담에 나이가 벼슬이라는 얘기가 있다”며“나이가 이순이 되니 사람을 만나면 감(感)이 온다”고 답했다.

한 위원의 이같은 응답에 대해 회동을 지켜본 한 인사는 “이 최고에 대한 경계의 뜻이 담긴 말 같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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