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호 청주상공회의소 회장이 우여곡절 끝에 4선 고지를 밟았다. 먼저 이 회장의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그러나 이 회장은 당선의 기쁨을 누리기 전에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점에서 4선 달성이 그리 달가워할 상황은 아니다.

이 회장은 회장당선과 함께 선거 전 제기됐던 비판적인 문제와 관련해 깨끗이 정리하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이번 기회에 개인 및 청주상의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털어 버리라는 말이다. 혹여 상의회장에 도덕적인 흠집이 남을 경우 재임기간 중 또 다기 불거질 것이고  결국 이 회장 역시 불명예 퇴진한 전임 회장들과의 똑같은 전철을 밟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청주상의는 이 회장이 12년 간 재임하면서 안팎으로 말이 많았다. 이는 전적으로 이 회장의 책임이 크다. 그런 점에서 최근 선거를 앞두고 제기됐던 향후 임의가입 규정 변경에 따른 회원확보문제와 이 회장의 지나친 명예집착 등 일부 비판적인 보도, 그리고 각종 억측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표명이 있어야 한다.

회장 기밀비 공개해야

특히 이 회장이 사용하는 기밀비와 관련해서는 더욱 그렇다. 연간 청주상의 예산 12억원중 이 회장의 기밀비가 1억5천만원(청주상의는 2천만원 주장)이라는 언론보도에 대해 명확히 밝혀야 한다. 즉, 실제 기밀비가 얼마인지, 그리고 다른 예산을 전용해서 사용할 수 있는지 등 4선 임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분명히 밝히는 것이 모두를 위해 유익하다.

청주상의는 지나칠 정도로 보수적인 단체다. 그런 만큼 상공인들의 모임인 상의 개혁 없이는 이 회장도 성공적인 마무리는 쉽지 않아 보인다. 그리고 경제가 최악의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실업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대학졸업과 함께 쏟아져 나온 젊은이들의 취업문제도 최악이다. 지금처럼 상의의 역할이 요구된 때는 없었다.

청주상의가 과연 현 시점에서 일자리를 나누고(잡셰어링) 늘리는데, 그리고 상공인들의 경영위기 해소를 위해 제대로 돕고 있는지 의문이다. 청주상의가 설립목적 이상으로 사상 유례 없는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이 회장과 직원들은 뼈를 깎는 자기반성을 통해 청주상의 역할과 과제 등에 대한 로드맵을 처음부터 다시 짤 것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3%경제인 충북이 경제특별도 도약을 위한 탈출구를 찾는데 선도자가 돼달라는 것이다. 사실 관 주도의 경제특별도는 추진동력에 한계가 있다.

청주상의가 중심이 돼 상공인들이 앞장서지 않는다면 경제특별도는 공허한 메아리에 그칠 공산이 크다. 그런 만큼 이 회장이 ‘경제특별도 수레바퀴’를 앞장서 이끌고 지역 상공인과 도민들이 적극적인 서포터 역할을 할 때만이 가시적 성과가 가능하다. 그러려면 이 회장과 청주상의 직원들의 의식개혁이 선행되지 않고서는 이뤄질 수 없다.

또 하나는 직원들의 사기 진작 문제다. 임금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공무원보다 낮은 수준이라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상의가 직원들에게 적은 급료를 주면서 평생 직장으로 알고 근무하라면 곤란하다. 임금의 잣대로만 직원들의 근무환경을 평가할 수는 없지만, 지금의 급료 수준은 상공인들에 대해 제대로 봉사할 수 있는 여건은 아니라는 것이다. 직원들에 대한 임금은 제대로 주되 더 많은 연구·노력을 하도록 근무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도 이 회장의 몫이다.

‘사옥’ 청주상의 위상 대변?

안타까운 것은 청주상의 ‘사옥’이 청주상의 현재의 위상을 대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위 상공인의 산실인 청주상의가 발상의 전환은커녕 수익사업조차 제대로 창출해내지 못하고 상공인의 권익옹호는커녕 자기모순에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 많은 상공인들의 지적이다. 청주상의는 지금껏 변화와 개혁에 지나칠 정도로 둔감한 것이 이 같은 상황을 만들었다고 본다.

청주상의 수익사업이 타 기관으로부터 예산을 얻어다 대행하는 기관으로 전락한 것은 아닌지…. 말로만 상공인 대변자라고 할 것이 아니라 청주상의 위상이 얼마나 추락했는지 심각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회장은 명예롭게 떠날 준비를 하라는 것이다. 전임자들의 불명예를 말끔히 씻어 낼 수 있을 정도의 고강도 개혁을 통해 청주상의를 반석에 올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덕망 있는 후임 회장을 앉힐 환경을 조성하는 일이다. 후임자가 돈이 많고 적은 것은 중요치 않다. 정말 청주상의를 대표할 만한 인물이냐는 것이다. 회장자리가 기피의 대상, 비판의 대상이 아닌 상공인들로부터 존경받는 상공인을 옹립하는 데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 것이 이 회장에게 부여된 마지막 임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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