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 ‘배윤환·류제형’展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는 2기 입주작가 아티스트 릴레이 프로젝트 12번째로 ‘배윤환·류제형 개인전’을 오는 15일까지 연다.

이번 전시는 입주 기간인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개인의 작품 컨셉트를 바탕으로 한 작업 성과물들을 전시하며, 전시 기간동안 작가와의 대화도 함께 진행된다.

# 배윤환의 ‘play ground’

전시장에 들어서면 캔버스에 물감을 휘둘러 흩뿌린 그림이 걸렸다. 마치 잭슨폴록식의 액션페인팅과 흡사한 화면이 등장한다.

배 작가의 그림은 폴록의 드리핑 기술을 차용하지만 즉흥성과 계획성을 동시에 갖는 다른 의미로의 전달을 시도하고 있다. 화면을 덮고 있는 엉켜들어 꿈틀대는 색과 선들은 마치 추상화를 보는 듯하지만 그 속에 등장하는 구체적 사물들은 작가의 철저한 계획에 의한 표현이다.

그의 작품은 주로 뿌리기, 번지기, 흘리기 3가지의 기법으로 모더니스트의 대가 폴록의 작품을 패러디해 인간의 이중적인 욕망을 끄집어내고 있다.

특히 작품마다 사람의 얼굴이 헬륨 풍선으로 가려져있어 궁금증을 유발한다.  헬륨풍선은 재미있는 목소리를 내고 어린이들의 즐거운 추억이 담겨 있지만 때로는 음성변조와 같이 사용되기도 한다. 헬륨풍선의 이중성처럼 사람들도 평소의 모습과 그 내면에 숨겨진 또 다른 모습의 욕망을 품고 사는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작품 ‘정글 트위스트’에서는 선을 뿌리는 행위를 붓을 들어서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치환해 ‘정글’을 묘사하고 있다. 그 한가운데에는 고릴라가 적막을 깨고 마구 고함을 지른다. 이 소리가 선이 돼 폭발하듯 강렬한 색채가 눈에 들어온다. 사람을 닮은 주인공 고릴라는 바로 ‘작갗 자신을 말한다.

배 작가의 화면에는 화려한 색채와 에너지 넘치는 주인공들을 등장시켜 밝고 유쾌한 메시지와 문학적인 스토리를 작가의 독특한 이해로 해석해 관람객에게 전달한다.

그가 주로 쓰는 재료는 에나멜페인트지만 최근에는 아크릴, 크레파스, 유화, 목탄 등 다양한 재료를 사용하면서 똑같은 주제를 갖되 이미지는 겹치지 않게 다양한 인생의 한 단면을 표현하고 있다.

배 작가는 “나의 작업에 맞선시간에 즉흥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하며 영원히 충만한 힘으로 바라보고 싶다”며 “자기 복제로 넘쳐나는 미술시장에서 나는 끝없이 새로움을 추구하며 에디션에 대응하고 싶다”고 말했다.         

#류제형의 ‘Breath 호흡’

스튜디오 1전시장에서는 류제형 작가의 조각 작품을 선보인다.

고정된 딱딱한 틀 사이를 터질듯 부풀어 오른 풍선이 몸부림치며 탈출을 시도한다.

이번 전시는 ‘호흡’을 주제로 그간 추구해온 압력, 수축, 팽창 이라는 물리적인 힘에 대한 탐구로 부풀려진 풍선, 공의 이미지를 조각이라는 영역에 끌어들여 일정한 힘에 눌려진 풍선을 시각화했다.

먼저 고정된 틀을 만들고 그 속에 풍선을 넣고 바람을 주입한다. 풍선은 부풀어 올라 마침내 틀을 벗어나기에 이른다. 풍선이 부풀어 오르는 그 어느 한 순간을 포착해 고정화 시키는 작업을 거쳐 마무리한다.

보는 이들의 감각에 터질듯한 이미지를 보여줌으로서 막연하게 팽창된 사회의 어두운 뒷면과 부조리한 모순을 작업 속에 담아내고 있다.

마치 껍질 속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몸부림치는 애벌레처럼, 몸이라는 경직된 틀 속에서 벗어나 완전한 이탈을 꿈꾸는 작가의 욕망을 나타낸다.

이번 ‘호흡’이라는 타이틀로 제작된 작업들도 결국 진화를 꿈꾸는 또 다른 언어다, 호흡은 살아있음이고 살아있음은 곧 변화하는 것이다. 곧 작가에게 있어 호흡은 생명력이고 생명은 곧 진화다.

우리의 몸은 매 순간 세월을 먹고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호흡하면서 살아가고 있는 내가 속한 관계 속에서 보다 나은 정신적인 진보를 꿈꾸는 진화를 시각화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는 전통적인 조각 작품적 재료에서 탈피해 플라스틱과 자동차 도장 기법을 기용, 화려하고 스피드한 색채를 표면에 도장해 무거운 조각이지만 관람객에게 진짜 풍선 혹은 공 같은 모호한 체험을 유발하게 된다.

또 바닥에 설치하는 조각의 기념비적 양식에서 벗어나 공중에 작품을 설치해 부드럽게 유영하는 듯한 공간연출도 이 전시의 포인트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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