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사람의 공통적인 특징 가운데 하나가 그의 삶에 실패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성공한 사람들은 동일한 실패를 하지 않는다. 즉 실패로부터 학습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는 한 국가의 발전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논리라 할 수 있다. 발전된 국가의 경우 동일한 실패를 하는 사례가 상대적으로 적다. 즉 학습이 이뤄지고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제도적 정책적인 노력이 수반되게 된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10여년간 동일한 형태의 권력형 비리를 5번이나 반복하고 있다.

전두환 정권 시절에는 동생과 사촌, 처남 등 대통령과 끈이 있는 친인척이 줄줄이 구속되고 사법처리 됐다. 노태우 대통령도 딸이 외화 밀반출로 검찰조사를 받고 대통령의 고종사촌 처남인 ‘6공의 황태자’ 박철언 장관이 구속됐다.

김영삼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은 각각 자식 덕에 오점을 남긴 대통령이 됐다. 이러한 전철이 노무현 대통령 때에도 반복된 것이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전임 대통령의 친인척과 관련된 비리가 터져 나와서 연말 스산한 국민들의 가슴을 더욱 시리게 하고 있다. 일반 국민들은 딱히 놀라지도 새삼스러워 하지 않는다. 단지 서민과 가지지 않은 사람을 위해 형평을 외친 전임 대통령에 대한 실망을 더욱 확대시키고 농민의 피땀으로 얼룩진 돈이 권력과 돈을 가진 자들의 뱃속으로 들어갔다는 것에 국민들은 울화가 터질 수밖에 없는 일이다.

친인척 비리는 무엇보다도 그 똑똑한 대통령들이 과거와 역사로부터 학습하지 못하고 권력에 취했기 때문에 반복되고 있다. 이미 재임 시절부터 ‘봉하대군’이란 별칭을 얻을 정도로 안하무인격으로 활동하던 형 노건평씨를 통제하지 못한 것은 노 대통령의 변명이 필요치 않은 것이다.

반복되는 대통령 친인척 비리는 위정자들이 학습하지 못하고 이를 통제하지 않은 결과의 산물이다. 조선시대에는 임금의 며느리가 되고 사위가 되면 팔자가 펴질 것으로 생각됐지만 생각 있는 가문은 이에 선택받는 것을 기피하고자 했다. 그 이유는 임금의 친인척은 벼슬에서 소외되고 행동거지가 까다롭게 구속을 받았기 때문이다. 명군들은 이러한 친인척 비리를 매우 엄하게 다루었고 실패한 임금은 친인척의 득세로 정쟁과 정치적 혼란이 가중됐다.

성종은 외숙이 외국에서 들여온 값비싼 자단향((紫檀香)으로 호화주택을 지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자 외숙을 처형하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 친인척 대통령을 둘러싼 비리가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지만 어느 누구도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자 노력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를 통제해야 할 사법기관들은 당시는 방조를 하고 정권 말이나 차기 정권에 와서야 비리를 폭로하고 조사를 하니 전 정권에 대한 탄압으로 비춰져서 흐지부지 돼 버리고 있다.

이러한 친인척 비리에 대한 잘못된 위정자 및 사법기관의 학습이 대통령 친인척의 비리를 근절하지 못하고 국민을 서럽게 하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국민들이 그 비리의 당사자들을 다시 정치권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도 문제라 할 수 있다. 많은 국민들은 시간이 지나면 친인척 비리를 잊어버리고 그 당사자가 공천을 받고 국회의원에 출마하면 표를 던진다. 국민이 학습이 없으니 권력을 가지고, 돈을 가진 사람들이 비리와 부정부패로부터 양심의 가책이 없는 것이다. 권력 앞에 나약한 민중이 있는 한 우리의 민주주의는 항상 시련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친인척 비리는 사회의 후진성을 말한다. 그 고리를 끊지 못하고 역사의 수례바퀴처럼 반복되는 것은 우리 모두의 잘못된 학습의 결과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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