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무용수가 대다수를 차지하는 무용계에서 ‘브라보 당쇠르(Bravo Danseur)’는 금녀의 무대이다.

발레와 현대무용의 남성 무용수만이 이 곳에 설 수 있다.

오는 4월 13∼14일 오후 7시 30분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 조승미 발레단이 99년 11월에 이어 두번째로 주최하는 공연이다.

‘젊은 무용수의 열정, 그 이름’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이들은 점
점 잊혀져가는 한 발레리노를 기억하려 한다. 스물 한 살의 나이에 인생을 접은 비운의 발레리노 송정근씨.

첫 공연은 그의 5주기 때 있었다. 고인의 못다 핀 춤세계를 되살리자는 뜻에서 절친한 친구였던 김용걸(현 프랑스 파리 오페라 발레 단원) 등 비슷한 연배의 젊은남성 무용수 16명이 뭉쳤다.

올해 무대에서는 조민영, 조주환, 서라벌(이상 유니버설 발레단), 김준범(국립발레단), 김종오(중앙대), 김광현, 이원철(이상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이광석(댄스 시어터 온), 최진한(박인숙&지구 댄스 시어터), 김기훈(무용원), 천성우(김복희 현대무용단), 신창호(무용원 졸업) 등 12명이 참가한다.

고전 발레의 남성 솔로와 현대무용의 남성 독무가 무대를 채운다.

역동적이고 현란한 남성의 춤 솜씨를 감상하는 동시에 ‘춤 추는 남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허물고 한국 무용계의 앞날을 가늠할 수 있는 무대로 기대를 모은다.

송정근씨는 한양대 무용학과 재학 시절인 92년 동아콩쿠르 은상, 바르나 국제발레콩쿠르 본선 진출, 93년 다시 동아콩쿠르 금상을 획득하는 등 한국 발레의 유망주로 꼽혔으나 94년 일본 무대 진출을 앞두고 급작스런 심장마비로 운명을 달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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