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생 때의 일이다. 어느 날 보좌신부님이 신학생들을 앉혀놓고 뜬금없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나 오늘부터 목사님들 진짜 존경하기로 했다.”

보좌신부님 말씀인즉슨, 전날 서울 갈 일이 있어 버스를 탔는데 옆자리에 앉은 중년의 사내가 말을 걸더라는 것이다. 그분은 근처 개척교회 목사님인데 아침마다 사제관에 신문배달과 우유배달을 하고 계셨단다.

보좌신부님은 같은 성직자로서 부끄러웠단다. 일부 개신교 교단들의 행태를 보면서 개신교에 대한 환멸을 가지고 있었는데, 사실 그런 개미 같은 목사님들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그 분들이 개신교의 희망이라는 것을 새삼 알았다는 것이다.

요즘 정치권과 결탁된 일부 개신교 세력이 나라를 말아먹고 있다. 사람들은 그들을 ‘개신교’라고 부르기도 하고, 또 어떤 이들은 ‘개독교’라고 부르기도 한다. 내 생각에는 개신교와 개독교를 구분해서 쓰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개신교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따르는 교회, 개독교는 돈과 권력을 추구하는 사이비라고 말이다. 그러므로 먼저 이 글은 개신교가 아니라 종교의 탈을 쓰고 나라와 민중을 말아먹는데 앞장서는 ‘개독교’ 라는 광신집단들을 향한 것임을 먼저 밝힌다. 내가 아는 개신교 형제들은 절대로 그런 미친 사람들이 아니다.

개독교는 지금 당장 그리스도교를 사칭하는 것을 중단하라. 하느님의 아들인 그리스도는 마구간에서 태어나셨다. 우주에서 가장 지존하신 분이 가장 비참하고 낮은 인간의 모습으로 세상에 오셨고, 그 분은 평생을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벗으로 사셨다. 그러므로 돈과 권력을 따르는 교회는 절대 그리스도교일 리가 없다.

그런데 개신교단의 장로라는 대통령 이명박씨는 대기업과 재벌, 강남의 부자층, 대한민국 1%라는 부자들을 위한 정치를 하고 있다. 그리고 스스로 개신교라고 주장하는 교회들이 그런 명박씨가 무슨 재림예수라도 되는 양 광신에 가까운 지지를 보내고 있다. 이들은 개신교가 아니라 그리스도가 아닌 돈과 권력을 따르는 ‘개독교’라는 사이비 광신 집단이다.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 이건 복음을 믿는 이들이 할 짓이 아니다.

전국의 개독교회여, 그대들이 진정 복음을 따르는 이들이라면, 그대들이 진정 ‘그리스도교’의 한 갈래인 ‘개신교’라면, 당장 저 사악한 정권에 등을 돌려라. 그리고 거리에 나와 민중의 지팡이라는 경찰들에게 무자비하게 진압당하는 시민들을 위해 기도하고 동참하라.

나는 오늘 서울로 가서 동료 사제들과 함께 시민들을 위해, 이 나라를 위해 미사를 봉헌하고 촛불을 들 것이다. 그 현장에서 개독교 광신집단이 아닌 진짜 복음을 믿는 개신교 형제들을 아주 많이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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