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박동복 < 제일종묘농산 대표 >

우리나라 농업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가격경쟁력 약화로 인한 수익성 악화이다. 값싼 외국산 농산물의 수입때문에 전체 농산물 가격이 하락했으며 이로 인해 농자금 융자를 받아 일년내내 힘들게 농사를 지어도 가난에서 벗어날 수 없다.

또 농업은 특성상 환경과 기후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최근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이상기후나 태풍, 홍수 등의 자연재해로 인해 일년동안 지은 농산물 전체가 상품성을 잃게 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처럼 농업의 현실이 매우 불안정하다보니 많은 사람들이 농촌을 떠났으며 현재 농촌의 공동화 및 고령화는 매우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외국 농산물에 대한 세금이나 기타 무역장벽을 통해 어느 정도 국내 농업을 보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더 많은 나라와 앞으로 FTA를 체결하게 되면 무역 장벽이 철폐될 것이고 세금 등으로 조정되던 외국 농산물 가격이 더욱 하락해 더 많은 양의 외국 농산물이 수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만큼 우리나라 농업은 더욱 가격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다. FTA는 종국적으로 농민들로 하여금 농사자체를 포기하게 해 우리나라 농업 자체를 붕괴시킬 위험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세계 각국이 농산물 가격 폭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국제 농산물 시장에서 밀과 우유는 사상 최고가를 돌파했고 쌀과 커피도 10년만에 최고 수준이다.

미국의 콩과 옥수수 가격은 1년 전보다 각각 75%, 40% 올랐다. 이는 호주의 가뭄이나 중국의 돼지 파동 등 일시적 요인도 있지만 근본적으로는 중국과 인도의 경제 성장에 따른 식량 소비 증가, 곡물에서 자동차 연료를 추출하는 바이오 에너지 정책 등 농산물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한국의 농산물 무역액 수지는 54억3천520만 달러의 적자로 같은 기간 반도체 메모리 무역 흑자인 52억755만 달러를 상회한다.

앞으로 농산물 가격이 계속 상승할 것을 예상하면 적자 폭은 더욱 커질 것이다. 이처럼 단기적인 다른 분야 이익을 생각해 우리나라의 농업 기반을 붕괴시키는 자유무역협정(FTA)이 진행된다면 장기적으로 농·수산분야에서 큰 경제적 손실을 입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종자란 무엇이고, 왜 중요한가.

종자는 작물을 재배하기 위해 심는 씨앗을 말하는 것으로 농업의 기본이다. 일반적으로 농사는 종자, 재배법, 재배환경에 좌우되며 이에 종자는 농사의 필수적인 요소이다. 환경이나 재배방법이 완벽하다면 종자에 따라 농사의 수익성이 달라지게 돼 좋은 종자의 선택이 농업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볼 수 있다.

우수한 종자는 똑같은 투자와 노력을 했을 때 일반 종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다. 예를 들어 내병성 품종의 경우 병으로 인해 상품성을 잃는 농산물의 수가 적게 되고 다수확 품종의 경우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많아 수익성에서 일반 품종과 많은 차이를 갖게 된다. 이 처럼 종자는 농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최근 제초제저항성 등의 특성에 따라 개발된 유전자 변형(LMO)품종들은 작물의 재배 및 보관성을 크게 개선해 비용을 절감하므로 가격 경쟁력 면에서 크게 우위를 가지고 있다.

종자의 부가가치는 반도체 이상으로 매우 높은 부가가치를 가지고 있으며 신제품이 나오면 금방 시장이 바뀌는 반도체와는 달리 독점품종이 20년간 보호를 받으며 시장을 리드한다.

또 농업의 특성상 시장변화가 빠르지 못해 상당한 기간동안 독점적 지위를 고수할 수 있고 신품종이 나와도 시장흐름을 쉽게 바꾸지 못하는 특성이 있어 상업적 가치가 매우 높다고 볼 수 있다.

 

◇박동복씨 약력
△1954년 충북 괴산출생 △강원대학교 대학원 원예학과 박사과정 수료 △제일종묘농산 대표 △종자기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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