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차 맛을 제대로 음미할 수 있는 계절이다. 따뜻한 차 한잔을 손에 감싸고 있으면 그 온기가 전신으로 퍼져 추위로 지쳤던 마음도 너그러워 지는 묘한 마력을 지녔다.

이 때문일까 처음 만나는 사람이나 어려운 자리, 까다로운 협상 테이블에는 차가 빠지지 않는다. 주인은 다기를 통해 손님에 대한 마음을 간접적으로 전하기도 했다.

뚜껑의 자그마한 구멍은 물의 양을 조절하는데 귀한 손님을 오래 머물게 하고 싶을 때는 구멍을 막고 차를 대접하지만, 반갑지 않는 손님에게는 구멍을 열어 놓아 얼른 마시고 일어서라는 심정을 표현했다는 것.

차(茶) 하면 중국이나 일본을 떠올리지만 이들 나라보다 우리는 더 먼저 차를 즐겨왔다. 초의선사나 다산 정약용 선생은 차 한잔에도 철학과 사상을 담아내 우리나라 차문화의 근간을 세우기도 했다.

서구문화의 유입으로 한때 우리나라의 차 문화가 자취를 감추기도 했지만 최근 뜻 있는 단체들의 우리 차문화 보급으로 우리 차를 찾는 발길이 많아지고 있다.

한국공예관은 오는 2월 27일까지 한달 간 다기(茶器) 전시회‘따스함을 담는 그릇전’을 기획전으로 마련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분청 다기, 청화 다기, 백자 다기, 덤벙 다기 등 다양한 기법으로 만들어진 다기가 전시돼 있다.

출품 작가는 김기종 김만수 김옥주 김장의 김종태 김형수 류기룡 박우진 양승호 양헌주 이강효 이무아 이재황 이정환 이창민 전문환 천한봉 씨 등 모두 18명.

지난 94년 대한민국 명인(도예)으로 선정, 우리나라 최고의 명장으로 꼽히는 천한봉씨, 전통미의 현대적 재현에 성공한 이강효씨, 질박한 흙의 미감을 포착해 내고 있는 김만수씨, 국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양승호씨 등 작가의 개성과 특성이 두드러지는 다기를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전시회 기간인 30일과 2월 16일에는 한국차문화협회 회원들의 다도시연 및 실습이 있다. 차를 마실 때도 예와 도를 중시했던 우리 조상들의 차문화와 올바른 행다(行茶)법 등을 공예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강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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