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다. 신경질 날 정도로 재미있다. 이렇듯 대선구도가 요동칠지 누가 알았겠나.

특히 현역을 은퇴한 왕년의 스타들이 속속 경기장에 입장하는 모습을 보니 코믹하면서 재미있다. 원래 OB팀은 YB팀과 경기를 안 하는데 만일 한다 해도 친선경기인데 실제 경기를 한다니 너무나 재밌다.

완전 해외 토픽감이다. 더욱이 대표선수 선발전에서만 승리하면 다 끝났다고 생각하고 기고만장했던 분들이 당황해 하는 모습은 구경의 백미이다.

선수 선발전에서 이겼다고 교만하더니 탈락한 선수 손에 승패가 걸린 형국이 되어 버렸다. 참 세상 이치가 묘하고도  묘하다. 원래 돈이 됐든 권력이 되었든 다 자기 것처럼 보여도 사실 자기 것은 없는 게 세상이치다.

잠시 나에게 머물다 가는 것이 돈, 명예, 권력인데 좋은 마음 먹고살면 그것이 나에게 머무는 기간이 긴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금방 내 손에서 사라지는 것이 돈, 명예, 권력이다.

농사도 해마다 이랑이 저랑되고 저랑이 이랑 되는 것이 원칙인데 세상일은 말해 무엇 하랴. 심지어 내 늦둥이 막내아들조차도 내 뜻대로 안 되는데 그리도 민초들을  쉽게 생각했으니 너무 세상살이를 모른 것 아닌가 싶다.

아무튼 금번 대선은 선수들의 피 튀기는 기량대결은 보기 어려울 것 같고 경기 관전 포인트가 OB : YB의 대결로 가는 것 같아  영 마음이 개운하지 않다.

문제의 핵심은 링안의 선수들 보다는 선발전에서 탈락한 선수가 실제적으로 누구 편을 드는가와 링밖에 BBK사건의 핵심인물이 어떤 말을 하느냐에 따라서 경기 승패가 바뀔 것 같으니 도무지 선수들의 기량을 구경할 수가 없다.

게다가 출마 포기를 했던 호남출신분의 이름까지 들먹거려지니 현역선수들과 OB 스타들의 총 격돌시리즈가 되는 것 같다. 거기에 광 팔려고 하는 건지 실제 뛰고자 하는지 모르겠지만 몇 번이나 뛰었던 L씨까지 가세해 있으니 황야의 7인도 아니고 OB팀과 YB팀이 뒤엉켜 이상한 경기를 하는 것 같다.

이거야말로 세상 어디에도 볼 수 없는 일들이고 이렇게 일들이 전개된 것에 대해 우선적으로 YB팀이 뭔가를 돌이켜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보다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민심을 담는 노력이 부족했고 이러다보니 은퇴하신 왕년의 스타들이 대거 경기에 출전한 것 아닌가 싶다.

원래 민심을 담고자 한다면 제일 중요한 것이 컵의 방향이다. 컵의 방향이 하늘을 항해 있어야 하는데 정작 컵들은 엎어져 있었다. 컵이 하늘을 향해 있어야 물을 담을 수 있는데 컵이 자기 욕심만 채우고자 땅을 향해 엎어져 있으니 어찌 민심의 물을 담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 간 YB팀들이 해 온 행적들을 한 번 봐라. 자기 역량보다는 참여정부의 실정에 대한 반사이익 아니었나. 또 현 정부가 인기 없다고 집을 깨고 나와 ‘헌집 줄께, 새 집 다오’를 몇 번이나 하니 우리들에게 무엇이 피부로 와 닿았겠는가.

그러다 보니 선발전에 탈락한 분의 의중이 경기 판세를 좌우하고 OB팀의 스타선수가 팬들의 지원 속에 뛰게 되는 난센스가 벌어지고 있는 것 아닌가 한다. 경기가 상식선에서 있었으면 한다.

선수들의 기량을 볼 수 있는 경기였으면 한다. 레슬링 시합처럼 짝짖기하여 싸우는 것도 원치 않는다. 원칙을 벗어난 OB : YB 경기를 보면서 왜 이리 마음이 착잡한지 모르겠다. OB : YB 누가 이길까? 누가 이기든 팬들이 침울한 표정으로 지켜보아야 하는 경기라고 생각한다면 비단 나만의 생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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