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교육감 D-37]--사상 첫 주민직선제… 법정 선거비용 12억 육박
이기용·박노성씨 2파전… 팽팽한 ‘접전’ 예상

오는 12월19일 실시되는 14대 충북도교육감 선거가 37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말 지방교육자치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교육감 선거 사상 첫 주민직선제로 치러진다. 그러나 올 선거가 대통령 선거 일정과 겹치며 도민들의 관심이나 후보 지명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져 교육감 선거 출마자들이 선거운동에 적잖은 고심을 하고 있다. 이에 직선제 교육감 선거로 인한 선거 양상 변화 등 올 교육감 선거 전반에 대해 살펴본다.

▶첫 주민직선제
주민직선제 교육감 선거는 일반 유권자 모두를 상대로 선거운동을 벌여야하기 때문에 기존 선거방식과 달라진다.
그동안 일부 교사위원, 학부모위원, 지역위원으로 이루어진 학교운영위원 자격을 가진 소수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선거운동을 펼쳤던 방식에서 전면 확대된 것이다. 따라서 직선제 교육감 선거가 주민들의 관심은 물론 그동안 학교운영위원들에 의한 간선제의 폐단 등이 사라질 것이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교육은 백년대계란 말처럼 도 전체의 교육행정을 책임지는 교육감은 그 역할과 비중이 크다. 그럼에도 예전의 교육감 선거는 주민은 배제한 채 극소수의 학교 운영위원들만이 참가, 밀실선거란 비판 속에 각종 부작용이 발생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로 인해 일부 교육감들은 불법 선거운동과 선거 부정 등을 이유로 구속되거나 스스로 사퇴했다.

▶주민들 무관심
20여 일이 넘는 선거기간 동안 후보자들이 사용할 수 있는 법정 선거비용은 모두 11억7천500만원으로 여기에 기탁금 5천만원까지 포함할 경우 후보자가 사용해야 하는 비용은 12억원을 훌쩍 넘는다.
충북에 앞서 직선제 교육감 선거를 치렀던 부산을 방문했던 한 교육관계자는 “선거기간 하루에 사용되는 선거비용이 1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교육감 선거가 직선제로 바뀐 지금 자금조달이 안되면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 선거비용을 조달할 방법이 관건”이라고 밝혔다.
선거비용은 일정부문 유효 투표를 획득했을 때 법정선거비용 한도 안에서 기탁금까지 보전 받을 수 있지만 비용 조달 자체가 후보자들에게 큰 부담이다. 그로 인해 교육적 철학이나 소신이 경제적 부담의 한계를 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또한 이번 교육감 선거는 대통령 선거와 날짜가 겹쳐져 상대적으로 도민들의 관심이나 후보자 지명도가 떨어져 일부 학부모들을 제외하고는 교육감 선거가 실시되는 자체를 모르는 경우가 많다.

▶올 선거 2파전 양상
지난 2005년 실시된 13대 충북교육감 보궐선거는 모두 8명의 후보가 난립해 혼전양상을 보였다.
반면 올 선거에는 현재까지 이기용 현 교육감과 박노성 전 교육위원 등 2명만이 출마의사를 밝혀 2파전으로 치러질 전망이다.
입후보안내 설명회를 앞두고 출마 예상 후보로 이기용 교육감, 박노성 전 교육위원, 고규강 전 교육위원회 의장, 민병윤 전 남성중 교장 등이 자천타천으로 거론됐지만 결국 고 전 의장과 민 전 교장이 불출마를 선언, 현재까지 이 교육감과 박 전 교육위원의 출마가 확실시된다.
고 전 의장과 민 전 교장은 이기용 교육감을 상대로 후보자간 서로 경쟁을 할 경우 ‘선거에서 승리하기 힘들다’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단일 후보 내지 연대를 추진했지만 박 전 교육위원의 출마의지가 워낙 강해 결국 출마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육감과 박 전 교육위원은 지난 13대 선거에서도 함께 출마해 결선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끝에 이 교육감이 당선됐다.
당시 박 전 교육위원은 유효투표 4천137표 가운데 33%인 1천366표를 획득해 최고 득표율을 보였지만 2천69표 이상 과반수 득표에 실패했다.
이 교육감은 28.4%인 1천173표를 획득, 2위를 기록했다. 이어 결선투표에서 모두 4천763명 선거인단 중 4천29명이 투표, 84.6%의 투표율을 보인 가운데 이기용 현 교육감이 52.1%인 2천101표를 얻어 1천927표(47.8%)를 획득한 박노성 전 교육위원을 누르고 13대 충북교육감에 당선됐다.

▶치열한 신경전
본격적인 선거에 앞서 이 교육감과 박 전 교육위원 간 미묘한 신경전을 펼친바 있다.
한 건물에 박 전 교육위원이 입주한 상황에서 뒤늦게 이 교육감 측이 다른 층을 임대, 이 교육감 측이 해약하며 일단락 됐다.
예비후보자 등록에서도 이 교육감과 박 전 교육위원은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박 전 교육위원은 예상보다 빠른 지난달 8일 교육위원직을 사퇴한 후 같은 달 11일 충북도선관위에 14대 충북교육감선거 예비후보등록을 마쳤다.
반면 이기용 교육감은 당초 오는 15일 실시되는 수능시험이 끝나는 11월 중순 이후 예비후보로 등록할 예정이었지만 사전 선거운동 시비를 우려해 지난 6일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그러나 박 교육위원 측에서 이 교육감이 선거에 집착, 교육현안이 쌓여 있음에도 예비후보로 등록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특히 박 전 교육위원 측은 최근 이기용 교육감과 부인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또 지난달 29일 박 전 위원 측 수행비서가 이 교육감 비서실장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며 고소한 상태로 두 후보자간 갈등양상은 더욱 과열될 것으로 보인다.

▶양 후보자의 쟁점
지난 선거에 이어 두 번째로 맞붙는 이 교육감과 박 전 교육원은 그만큼 서로에게 앙금이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서로간의 감정은 선거 특성상 악감정을 부채질 할 것으로 보인다.
이 교육감은 지난 선거 당시 “현 체제 하에서 교육감 선거에 다시 나오지 않겠다”고 공언한 것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선거제도가 간선제에서 직선제로 바뀌어 일정 부분 이 교육감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는 평도 있지만 듣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나름이라는 분위기다.
박 전 교육위원은 교육감 선거 출마를 벌써부터 염두에 두고 있었으면서 교육위원 선거에 출마, 불과 1년2개월만에 교육위원직을 사직했다.
교육감 선거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교육위원에 출마했다는 지탄을 받을 우려를 낳고 있다.

▶선거 일정
선거사무 관계자 등의 활동을 희망하는 통·리·반장, 주민자치위원, 예비군 소대장 이상의 간부는 지난 9월20일까지, 입후보 예정 공무원은 10월20일 전까지 사직한 자만 가능하다.
지난 10월20일부터 언론기관은 후보자 초청 대담 및 토론회를 개최할 수 있으며 선관위는 오는 17일까지 각 후보들에게 선전인쇄물 작성 및 제출 수량을 공고·통지하게 된다.
교육감 선거 후보 등록은 오는 25일과 26일 이틀간이며 공식선거운동은 27일부터 12월18일 자정까지 22일간이다.
충북교육계는 지난해와 올 초 망신스런 사건과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는 등 각종 악재가 이어지며 한바탕 홍역을 앓았다.
현재 어지러웠던 교육계가 안정을 찾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선거를 통해 충북교육계가 혼란에 빠질 경우 심각한 선거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
이번 선거는 단순히 충북 교육의 수장을 뽑는다기 보다 첫 직선제로 실시되는 교육감 선거로 도민들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화합의 장으로 치러져 충북교육이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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