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청주는 5회 째 국제공예비엔날레를 개최하고 있다. 특히 이번 비엔날레는 세계 50여개 국 2천여 명의 작가들이 참가한 초 매머드 급 행사다. 또 세계적 공예축제와 역대 비엔날레에 견주어 봐도 월등한 수준의 작품 전시와 격조 높은 생활공예작품을 통해 예술적, 산업적 공예의 수준을 높여가며 세계에서 보기 드문 축제로 평가받고 있다. 조직위원회는 본 전시, 이탈리아 관을 비롯한 특별전시, 공모전, 페어전, 시민참여 프로젝트 등 공예문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각 관마다 최적의 시스템과 다양한 콘셉트로 공예비엔날레를 전개하고 있다.

이 중 공예인으로 발돋움하려 하는 예비 공예인들인 시민들이 많이 참여한 생활공예전에는 청주·청원지역 25개 평생학습교육기관 620여 명의 작품 1천여 점이 출품돼 하나의 아담한 공간을 연출하고 있다. ‘만드는 즐거움, 행복한 쉼터’라는 주제에서 볼 수 있듯이 생활공예전은 만드는 사람의 즐거움과 열정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관람객이 직접 만져보고 앉아도 볼 수 있으며 기본적으로 즐거움을 가질 수 있도록 배려한 공간이다. 그렇기에 차를 마시며 그네를 타고 일행들과 사진도 찍으며 즐거워하는 모습들이 많이 보여지는 공간이다. 또한 전시된 생활소품을 보는 사람들이 소질에 관계없이 열정 하나로 누구나 배울 수 있고 행복한 집을 꾸밀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도록 배려한 전시관이다. 그렇기에 가이드라인이 없는 실제 생활공간으로 연출한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취지가 물색할 정도의 관람 태도 때문에 관계자들이 전시관 운영에 진땀을 빼고 있다. 아이들이 뛰어다니며 작품을 밟고 차는 것은 물론 학생이 작품을 던지고 부모가 유모차를 끌며 작품 사이를 질주한다. 그 뒤를 아이가 따라 뛰고 심지어는 옷 속에 작품을 넣어 가려다 발각되는 사람까지 생긴다. 아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교육을 하고 통제해야 할 부모나 인솔교사들이 방관을 하고, 이를 제지하면 오히려 무슨 상관이냐며 언성을 높이고 인상을 쓰는 부모까지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출품된 작품에는 아예 아이들이 단체로 올라가 사진을 찍고 음식물을 올려놓는 받침대로 취급하기도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무거운 물건을 기대 놓는 거치대 쯤으로 생각한다.

물론 전시를 담당하고 운영하는 사람이 챙겨야 할 몫도 있지만 ‘이 정도는 기본 아닌갗, ‘해도 해도 너무 한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이것이 국제공예비엔날레 5회 째를 맞는 청주시민들의 수준인가 하는 생각도.

이제 작품을 제대로 관람할 정도로 시민들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교육이 대두되어야 할 것이다. 공예작품에는 눈으로만 봐야 할 것이 있는 반면, 손으로 만지고 두드려가며 감상해야 할 작품이 있다. 작품의 안전만을 위해 무작정 만지지 못하게 한다면 진정한 작품 감상이 될 수 없다. 문제는 만져야 할 것과 만지지 말아야 할 것을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작품을 구분할 줄 아는 태도는 어려서부터 가르쳐져야 한다. 모든 것은 교육되어지고 길들여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각 교육기관 별 관람 교육이 선행돼야 할 것이며 각 학교 미술시간을 활용해 찾아가는 비엔날레를 운영, 공예와 관람 방법에 대해 이해시키고 상식을 가르쳐 진정한 문화 시민들로 거듭날 수 있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청주는 공예비엔날레를 통해 세계 속 문화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이에 맞춰 관람객들의 수준 또한 성숙되어진다면 청주가 진정 공예비엔날레를 통해 명실공히 세계 속의 문화도시, 공예도시로서 자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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