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각 가정이나 업소에서 내년도 달력을 구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나마 어렵게 구한 달력도 예년처럼 벽면을 장식할 만한 유명화가의 작품이 그려진 대형 달력이 아니라 대부분 탁상용 또는 숫자만 표기된 달력이거나 그림이 있더라도 기업홍보용 사진이 고작이다.

세계적인 경기불황과 미 테러 영향으로 달력과 연하장을 제작하는 인쇄업계는 국제통화기금 위기 때보다 더욱 썰렁한 최악의 불경기를 겪으면서 이미 송년 경기는 옛말로 변했다.

예년의 경우 달력 주문을 받아 눈코뜰새 없이 바쁘게 보냈던 충북지역 인쇄조합 회원업체들은 “올해의 경우 전체적으로 지난해보다 20~30% 정도 물량이 줄었으며 그나마 물량 자체가 타 지역으로 유출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시 흥덕구에 위치한 H인쇄사의 경우 10월과 11월에 들어오는 달력인쇄 매출이 연간 매출의 20%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지난해보다 주문량이 30% 이상 줄어 울상을 짓고 있다.

LG그룹 계열사들도 내년도 달력을 70만부 제작, 올해의 80만부에 비해 물량을 10% 이상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청주산업단지 내에 위치한 4개 LG 계열사들은 달력 수급 에 적지 않은 애로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인쇄업계 관계자는 “지역 인쇄업체의 달력인쇄는 지역 중소기업이나 소규모 업소에서의 주문량이 대부분인데다 경기침체에 따른 실용화 바람 탓으로 적자운영에 허덕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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