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문의 숫자는 많은 데 볼만한 신문이 없다는 말이 부쩍 늘었다. 대부분의 신문내용이 비슷비슷하고 읽을 것이 없다고 푸념한다. 오죽하면 ‘10분 신문’, ‘5분 신문’, ‘붕어빵 신문’이라고 할까. 언론 종사자들도 아침에 지방지를 훑어보기가 벅찰 정도다. 대전·충청권에서 발행되는 신문이 무려 10개가 넘는다. 그야말로 넘치는 것이 신문이요, 발에 채 이는 것이 신문이다. 그렇다보니 취재기자도 늘어났다. 언론사 취재관행은 ‘레드오션 사고’가 여전하다. 뉴스 생산의 영역이 관에 치우쳐 있다보니 내용도 별반 다르지 않는다. 이 것이 대전·충청권의 언론환경이다. 신문사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지방지의 역할한계론에 대한 비판을 접할 때마다 등골에 식은땀이 난다. 좋은 신문을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을 하면서도 한편으론 신문사에 근무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자괴감이 들고 신문에 종사해 온 것이 부끄럽기 짝이 없다.
신문의 위기는 언론계 책임
그렇다면 신문의 창간은 왜 이렇게 늘어날까. 신문사가 우후죽순으로 늘어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과거 1도 1사에서 완화된 법과 제도에서 출발한다. 무엇보다도 언론종사자들이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고 독자들을 리드할 정도의 좋은 신문을 만드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즉, 콘텐츠가 부족한 신문을 만들다 보니 읽을 거리가 없고 독자들로부터 외면 받으면서 신문위기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또 대학생 10명 중 2명 정도만 신문을 볼 정도로 미래 독자를 개발하는데 실패했다. 독자의 지식은 크게 앞서가는 반면 기자들은 과거 얄팍한 지식으로 기사를 작성하고 있어 독자들로부터 외면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또 하나는 돈을 별로 들이지 않고서도 신문사를 세울 수 있는 환경이 위기를 만들었다. 게다가 언론관이 뚜렷하지 않는 기업인 등이 사업의 방패막이로 신문사를 운영하는 것이 현실이다 보니 좋은 신문이 나올 리 만무하다. 지금 같은 열악한 환경에서도 적은 돈으로 쉽게 신문사를 창간할 수 있으니 신문의 컨텐츠도 부족하고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문제는 한 번 생긴 신문사가 잘 없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신문사도 하나의 기업인데 대부분 적자구조인 신문사가 부도나지 않고 잘 버티는 것을 보면 도무지 납득이 안 갈 것이다. 그래서 신문사 경영에 대해 의문점이 많고 고개를 꺄우뚱하는 사람이 많다.
앞으로 신문에 대한 철학이 없거나 부도덕한 사람들이 운영하는 신문사에 대해 독자들이 거부 할 날이 멀지 않았다. 따라서 변하지 않으면 자멸한다는 생각에 도달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혁신을 부르짖고 기업이 지식·가치경영을 주창하고 있지만 정말 혁신과 지식경영이 필요한 곳은 신문사다.
한빛일보에서 제호를 변경한 충청매일은 스스로 개혁에 앞장서고 ‘한정된 신문시장, 붉은 바다에서 전쟁을 치르기보단 충청매일 만의 블루오션’변화의 바람을 일으켜 남들이 베끼지 못하는 전략적 가치를 만들어 낼 것이다. 또 독자의 욕구(Needs)와 고객가치를 정확히 파악, 정론지로서의 기능을 다하되 과거 관행과 구습을 타파하고 사회의 감시자 역할을 다하는 데 게을리 하지 않겠다. 충청매일이 이 정도로 발전한 것은 독자들의 성원 때문이다. 그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많이 읽히고 재미있는 신문, 컬러풀한 디자인, 세련된 레이아웃으로 지면의 넉넉함을 창출함은 물론 기사를 책상에 오려붙여 볼 수 있을 정도로 유익한 정보가 가득한 좋은 신문을 만들 것이다.
독자들도 건전한 지방신문의 육성에 열정적이어야 한다. 그 것은 신문구독에서부터 출발한다. 대신 내용이 알찬 소식을 밀도 있게 만든 신문을 찾아 구독하다보면 자연스레 노력하지 않는 신문사는 문 닫을 수밖에 없다.
혁신은 신문사부터
신문사도 법과 상식 선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런 점에서 독자들이 언론의 감시자이자 비판자가 돼야 한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 회장인 빌게이츠는“인터넷이 발전하더라도 신문이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미디어의 발전이 인쇄매체의 사양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의 말이 들어맞고 있다. 오프라인의 인쇄매체의 매력은 온라인에서 느끼지 못한 장점을 갖고 있다. 기존 방송매체는 점점 경쟁력을 잃어 가는 반면 인쇄매체는 그 나름대로의 광고시장을 유지할 수 있는 경쟁력이 있다.
충청매일은 사회정의실현을 위해 가감 없이 비판하되 크고 작은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정성껏 담아낼 것이다. 전파매체와 타 신문에서 느낄 수 없는 사람냄새가 풀풀 나도록 말이다.
충청매일은 22일 청주중앙초등학교에서 열리는 ‘7회 경제특별도 선언기념 한마음 걷기 대회’에서 독자들에게 제2창간선언을 알리고 힘찬 발걸음과 함께 본격적인 비상을 시작할 것이다.
또 초심(初心)을 잃지 않고 나라와 지역의 발전을 위해 아낌없이 성원할 것이다. 따라서 대전·충청권의 대표 신문 충청매일은 독자들의 사랑과 관심으로 쑥쑥 성장해 나갈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