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거리로 먹기에 가장 보편적인 음식으로 한국식은 김밥, 서양식은 샌드위치나 햄버거쯤이 될 것이다, 샌드위치는 빵 사이에 소스를 얹은 내용물을 넣어 먹을 수 있게 만든 대용식인데 요즘 이 샌드위치라는 단어가 경제 분야에서 회자되고 있다.

지난 달 삼성의 이건희 회장이 일본과 중국 사이에 낀 우리나라의 경쟁력 실상을 두고 했던 얘기로, 이런 ‘샌드위치론’이 새삼 나오게 된 배경은 중국 경제의 무서운 성장과 일본 경제의 재활 때문에 우리 경제의 위기가 걱정돼서일 것이다. 저비용의 생산력을 바탕으로 기술력마저 언제 우리를 추월할지 모를 정도인 중국과 첨단 분야에서 원천 핵심 기술을 보유하고 체계적인 인프라와 높은 효율성, 최근의 엔저 현상에 따른 막강한 자본운용을 바탕으로 한국과 거리를 넓히려는 일본의 틈새에서 지지부진한 투자와 저생산성으로 대변되는 우리 경제가 이제는 새로운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샌드위치론에 공감하는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그런데 이 샌드위치론이 비단 국가 경제에만 해당되지 않는 듯하다. 바로 충북경제, 즉 비수도권 경제에도 샌드위치론이 적용된다. 하이닉스 공장 증설을 두고 든 예다. 정부의 결정에 반발하는 수도권의 공세와, 국회에 계류 중인 수도권 규제완화를 위한 각종 입법들의 처리 결과가 하이닉스 공장 증설의 발목을 다시 잡지 않을까 하는 압박 사이에 놓여 있는 것이다.

하이닉스 공장 1차 증설 장소가 국토균형발전과 상수원 보호라는 논리에서 청주로 결정됐지만 수도권의 정치공세가 거듭되고 국회 입법 사안들이 통과될 경우 문제가 다시 불거질 개연성이 높다. 때문에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고전하는 우리 경제와 마찬가지로 수도권 지역의 공세와 수도권 규제 완화 정책 사이에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충북 경제의 입장이 샌드위치론에 적용된다는 것이다.

현상이 그렇다면 이제 발상을 바꾸자. 샌드위치는 외형적으로 분명 사이에 낀 모양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끼여있다고 마냥 소침할 일은 아니라는 뜻이다. 가운데 내용물에 따라 샌드위치의 맛과 가치가 달라진다는 점에 주목해 극복하자는 것이다. 충실한 내용물을 채우면 오히려 우리의 입장을 더욱 견고히 할 수 있다. 나라 경제의 요지는 기업친화정책과 기업의 사기를 진작시켜 적극적인 투자와 노사 협력을 이끌어 내는 것이고 지역 경제 요지는 조직적이며 체계적인 대응과 더불어 민간의 적극적인 협조가 잘 혼합돼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지역사회가 하이닉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 뿐만 아니라 기업과 한 배를 탔다는 일체감에서 제2, 제3 증설에 신뢰를 형성할 수 있도록 기업을 배려하는 자세도 포함된다. 다음 달 이건희 회장이 직접 중국으로 가서 실상을 점검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어떤 내용물을 구상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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