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도내 어느 신문사와 경제단체가 공동주최한 토론회에 초청을 받아 갔던 일이 있었다.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마련하는데 있어 무엇이 문제이고 각계에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였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주제발표와 토론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데 있어서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가운데 공무원들이 문제라는 지적이 적지않게 있었다. 토론회가 있었던 다음 날에는 모 신문의 기자수첩란에 그 ‘문제’에 대한 구체적 내용이 적시돼 있었다. 도내 기업가들 사이에서 공무원들이 무서워(?) 본사를 이전하겠다는 푸념의 한숨이 나온지 오래라는 이야기였다. 그 뒤 10월께 우리지역의 어느 저명 교수님께서 우리 충북지역의 발전방향에 관한 신문기고를 통해 여러 좋은 말씀을 하시면서 역시 공무원들을 질책하신 일이 있다. 공무원들이 잘못하고 있다며 사례로 드신 것을 소개하면, 관계규정에 금지조항이 없을 경우에는 당연히 인·허가를 해줘야 함에도 기업주가 어디 출신인가부터 따져보고 협조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공무원들의 생리라는 것이다.

그뿐이 아니었다. 11월에는 중견 언론인이 칼럼을 통해 공무원들을 철밥통이라 규정짓고, 아무리 우수한 인력들이 공무원조직에 들어간다 해도 금방 관행과 타성에 젖어 현실에 안주한다면서 변화를 촉구했다. 여기 저기 온통 공무원들에 대한 비난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공무원집단이 그렇게도 문제가 많을까. 필자는 아니라고 단호히 손을 젓겠다. 아니라고 하는 데에는 필자가 30년 넘게 공직에 있었던 관계로 게편을 드는 가재의 마음이 작용해서일까. 글쎄…. 설사 그렇다 해도 필자의 생각이나 주장이 객관성을 결여하고 있다고는 전혀 생각지 않는다.

공무원들! 일부는 위와 같은 비난을 받을 정도로 주민들 기대에 못미치기도 하겠지만, 자세히 알고보면 거의 모두가 우수한 인력에 성실한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공무원들이 직업으로 공직을 택한 동기는 대개가 단순히 직장의 안정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재직중에 만족감이나 성취감을 느끼는 것은 다른 이유에서다. 취급하는 업무가 공적인 것이고 그와 같은 업무는 내 이웃, 지역주민들 그리고 국민 전체의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기에, 나름대로 고민하고 공부해 최선을 다하며 그 결과 행정대상 즉 주민들이 만족할 때에 느끼는 기쁨이 크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 기분은 공직에 몸 담아보지 않고서는 이해하기 어려우리라.

다시말해 그들 공무원들은 늘 공익을 생각하면서 공정하고 성실하게 자기 소임을 다하고 있지 결코 무사안일하거나 시대에 역행하고 있지 않다.

그런데 왜 위와 같은 지적과 질책이 있었을까. 실상을 정확히 모르고서 하신 말씀들일까. 그렇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 대부분의 공무원이 다 똑같다는 생각들이실까. 역시 그렇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 일부 잘못하고 있는 공무원이 있고, 그 잘못이 작지 않아 이를 지적해 깨우치고자 하는 뜻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필자는 그런 의도와는 달리 주민들에게 대부분의 공무원이 그러한 것으로 오인되고, 공무원들이 크게 마음상할가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필자는 말한다. 공무원들, 밖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도덕적이고 성실하며 열심히 일한다는 것을. 이는 필자가 현직에 오랜기간 있어 보았고, 업무특성상 여러기관의 다른 공무원들도 접해 보았는데다 공직을 떠나 객관적 입장에서의 경험까지 있기에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우리, 이제는 그들을 칭찬하고 격려했으면 한다. 그리고 그들의 수고를 인정하고 그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