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충북지사에게 듣는다--<2> 김덕영 (1993년 3월~1994년 9월)

   

▶오랜만에 충북도민과 접하게 되는 데 소감은.

“우선 충북의 발전과 도민 모두의 행복을 기원한다. 비록 몸은 떠나 있지만 다른 지역보다 더욱 발전하고 성장하는 충북이 되길 늘 마음 속으로 기도해 왔다. 충북은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으며, 도민들 또한 다른 지역에 비해 결집력과 단합이 잘 되는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민선 4기 도정 목표가 ‘경제특별도 건설’이다. 이에 대한 평가는.

“시기적으로나 지역 현안들을 감안할 때 잘 선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제분야는 지역발전을 위해 가장 중요한 분야라는 점에서 정우택 지사의 목표 설정은 높이 평가한다. ‘경제특별도 건설’을 위해 몇 가지 조언을 한다면 자치단체 차원에서 훌륭한 시책을 마련하고 추진한다고 해도 가장 중요한 것은 도민 역량을 한 데 모은 것이다. 모두가 한 마음 한 뜻으로 목표 달성을 위해 화합하고 합심해야 한다. 정 지사를 비롯한 공직자들이 솔선수범하고 도민들의 이해와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충북은 풍부한 자원과 역량을 갖고 있다. 이를 최대한 활용해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과 청주국제공항, 오창·오송산업단지는 충북 발전을 견인해 나갈 수 있는 동력이다. 행정도시 배후지역으로서 지니는 발전 잠재력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정책을 마련하고 도민들의 힘을 모아 이를 실현해 나가는 것이 충북도의 과제다.”

▶충북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이 있다면.

“지역발전은 어느 한 사람의 힘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지도자가 아무리 훌륭하고 힘이 있다고 해도 도민들의 협조가 없으면 아무 것도 이뤄낼 수 없다. 지역발전을 위한 책임과 의무는 도민 모두에게 있다. 도민들이 이를 깊이 인식하고 지역발전의 주체로서, 지역의 주인 의식을 갖고 적극 나서야 한다. 현재 충북의 공무원들이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주어진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직 지사로서 흐뭇하다. 전직 지사로서 몇 마디 한다면 경제특별도 건설을 위해 기업유치도 중요하지만 충북이 지닌 장점을 활용하는 데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충북은 관광자원이 풍부하다. 이를 활용한 관광산업 활성화에 주력해야 한다. 단양을 중심으로 한 북부권과 보은을 중심으로 한 남부권, 청남대를 중심으로 한 중부권 등 충북은 권역별로 특색있고 차별화된 관광자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단순히 자연 자원만을 활용한 관광산업은 한계가 있다. 세계적으로 관광산업이 발달한 나라의 사례를 살펴보고 응용, 관광산업의 세계적인 안목을 넓혀야 한다. 관광산업은 어떻게 준비하고 성장시켜나가느냐에 따라 세계적으로 엄청난 부가가치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개발제한이 많은 것이 걸림돌이나 자연훼손을 최소화하는 범위 내에서도 얼마든지 자원화할 수 있다.”

▶또 다른 방안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 지.

“청주공항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공항은 지역발전을 위해 중요한 기능과 역할을 수행한다. 세계적으로도 각종 산업이 발달한 도시는 공항을 갖고 있다. 청주공항은 행정도시의 관문공항으로서 역할이 기대된다. 충북이 해야 할 일은 청주공항을 국제화하는 일이다. 정부의 협조를 이끌어내고 자치단체 차원의 독자적 노력을 통해 청주공항을 독일의 프랑크푸르트공항이나 영국의 히드로공항처럼 국제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중·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많은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 단기간내 어떤 효과를 얻으려 조바심을 내기보다 거시적 차원의 정책과 목표 설정을 통해 하나씩 차근히 이뤄가야 한다. 여기에도 도민들의 협력은 아주 중요하다.”

▶정우택 지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충북으로선 큰 행운이다. 정 지사는 젊고 강한 지도자다. 젊고 강하다는 것은 어떤 일을 해나갈 때 막힘이 없고 두려움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충북은 새로운 변화와 성장을 위해 훌륭한 지도자를 만난 것이다. 남다른 추진력과 혜안으로 충북발전을 충실히 이끌어나갈 것이라 기대한다. 또 정 지사는 중앙이나 지방에 두터운 인맥을 갖고 있는 점이 장점이다. 국회의원은 물론 중앙정부 행정 경험도 두루 갖고 있는 만큼 충북 도정을 이끌어 나가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역대 지사 누구보다 잘하리라 믿는다. 거듭되는 말이지만 정 지사가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고 충북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기 위해선 도민들의 적극적 협조와 이해가 필요하다. 지도자는 도민들의 성원과 격려를 받을 때 가장 힘이 나는 법이다.”

▶충북이 중점을 둬야 할 분야가 있다면.

“모든 분야가 중요하지만 노인복지 분야에 대한 관심과 투자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충북은 충절의 고장인 만큼 다른 지역보다 월등한 복지시책을 추진해야 한다. 우리사회는 갈수록 고령화돼가고 있다. 고령화가 심화될수록 필요한 것은 노인복지다. 이를 위해선 국가와 지자체가 함께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 노인복지시설을 확충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노인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소외감을 갖지 않고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복지행정의 근본이다.”

▶재임 당시 행정의 경영화를 강조했는데.

“행정의 고착화된 틀을 과감히 깨기 위해선 민간기업의 경영기법을 접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서 행정의 경영화에 중점을 뒀다. 이를 위해 경영혁신연구실을 설치, 다양한 시책 발굴을 위해 노력했다. 이후에도 지속적인 수정·보완을 통해 경영기법을 행정에 접목하는 데 힘을 기울여 왔다. 당시로선 파격적인 것이라 적지 않은 내부 저항도 있었지만 지금은 보편화된 방식일 만큼 행정의 경영화는 시대적 과제였고 이를 앞서 실천해 나가려 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 있다. 민선 4기 충북도정이 역점을 두고 있는 ‘경제특별도 건설’을 위해서도 행정의 경영화는 필수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기업유치를 위해선 규제완화를 비롯해 다양한 행정적 지원이 요구된다. 이를 행정의 틀에서 생각하면 기업유치에 한계를 드러낼 수 밖에 없다. 기업이 원하는 것이 무엇이며, 기업의 입장에서 지원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기 위해선 행정적 차원이 아닌 경영적 차원에서 고민해야 한다. 쉽게 말하면 행정의 경영화는 사고의 전환이다.”

▶지역발전의 근간이 되는 것이 있다면.

“우선 도로망 확충이 중요하다. 교통이 발달해야 지역발전을 견인할 수 있다. 충북이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춰가고 있기에 국가의 중심지역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기업유치나 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교통이다. 재임 당시에도 교통망 확충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으나 재원 조달이 어려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이 늘 아쉽다. 도세가 열악한 만큼 재원 조달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민자유치도 좋은 방안 중 하나다. 수도권과 연계교통망을 강화해야 한다. 수도권은 과밀 상태다. 넘쳐나는 부분을 충북으로 유인하기 위해선 교통망 확충이 선행돼야 한다. 교통과 함께 중요한 것은 정보통신망이다. 정보통신산업이 미래를 좌우하는 산업으로 급부상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 교통과 정보통신망은 지역발전의 근간이자 필수조건인 셈이다.”

▶충북도와 도민들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인재육성에 더많은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인재 한 사람이 얼마나 중요한 지 분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한국 사람이 유엔 사무총장을 맡게 됨에 따라 세계적으로 한국의 위상과 권위가 얼마나 달라지겠는가. 이를 위해 자치단체와 유관기관간 긴밀한 협력체제를 구축,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도민들의 협력도 중요하다. 인재육성은 궁극적으로 지역발전과 도민들의 권익 신장을 위한 첫 출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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