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라톤의 대들보 이봉주(31.삼성전자)가 제105회 보스턴마라톤에서 우승, 한국에 51년만의 금메달을 안겼다.

한국최고기록(2시간7분20초) 보유자 이봉주는 17일(한국시간) 새벽 보스턴시내42.195㎞ 풀코스에서 열린 대회 남자부 레이스에서 막판 독주한 끝에 2시간9분43초의 기록으로 맨 먼저 결승테이프를 끊고 월계관을 썼다.

이로써 이봉주는 세계 최고의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이 대회에서 51회 대회인47년 서윤복, 54회대회인 50년 함기용에 이어 반세기만에 한국에 우승을 안기며 우승상금 8만달러도 챙겼다.

특히 이봉주는 지난해까지 미국(1916-1925년)과 10연패 타이를 이룬뒤 이번에최다연속 우승 신기록을 노리던 케냐의 독주를 막아내 그 의미가 남달랐다.

화창한 날씨속에 펼쳐진 이날 레이스에서 30㎞까지 10여명의 선두그룹과 가볍게보폭을 맞추던 이봉주는 32㎞ 지점인 `심장파열 언덕(허트브레이크 힐)’에서 실피오구에라(에콰도르), 조슈아 셀랑카(케냐)와 함께 치고 나갔다.

94년 처음 출전한 이 대회에서 4위를 한 황영조에 이어 11위(2시간9분57초)에랭크돼 가능성을 예고했던 이봉주는 우승의 갈림길이었던 이 언덕을 다시 한번 승부처로 삼은 것.

겨울동안 미국 앨버커키로 고지대 훈련을 다녀오는 등 착실하게 준비, 자신감에차 있었던 이봉주는 결승선을 불과 2㎞ 남겨놓고 지난 2월 타계한 아버지를 떠올리며 이를 악물고 라스트 스퍼트를 시작했다.

무서운 스피드에 3파전이던 것이 독주로 바뀌는 순간이었고 막판 2위그룹을 멀찌감치 따돌렸음을 확인한 이봉주는 여유있게 1위로 질주해 골인하며 오른손을 높이치켜들었다.

2위는 이봉주보다 24초 뒤진 2시간10분7초의 구에라가 차지했고 그 뒤를 셀랑카(2시간10분29초)가 이었다.

이봉주와 치열한 우승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던 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게자헹 아베라(에티오피아)와 지난 대회 우승자 엘리야 라가트(케냐) 등은 10위권밖으로 밀렸다.

한편 여자부에서는 케냐의 캐서린 은데레바가 2시간23분53초의 기록으로 1위에올라 대회 2연패를 달성했고 말고르카타 소반스카(2시간26분53초.폴란드)와 류보프몰구노바(2시간27분18초.러시아)가 2,3위를 차지했다.

이밖에 휠체어부문에서는 에른스트 반 다이크(1시간25분12초)와 루이스 소비지(1시간53분54초)가 나란히 남녀부에서 우승했다.



SNS 기사보내기
기사제보
저작권자 © 충청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