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4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기억과 발견] 쫄지마, 쓸모 개학을 하는 첫 날 거대한 트럭이 교문을 들어왔다. 학기 초에 들어오는 교과서 수거 트럭이다. 교과서는 교재의 하나일 뿐이고, 교육과정 재구성 수업을 많이 한다 해도 교과서는 여전히 학교와 수업은 필수적이다. 코로나 절정기에는 교과서를 드라이브 쓰루로 주니, 워킹 쓰루를 하니, 가정으로 배달을 해서라도 학생들의 손에서 나름 대접을 받았는데 몇 달 만에 아무렇게나 포개져 트럭으로 던져졌다. 학생들은 자신이 어깨로 모시고 다니고 양팔로 들고 날랐던 무게만큼 교과서의 쓸모 있음과 없음의 차이를 몸소 체험했을까 궁금해졌다.이사 다닐 때마다 기억과 발견 | 충청매일 | 2022-08-17 17:30 [기억과 발견] 그저 그런 새벽은 없다 단톡방에 몇 달 만에 번개 공지가 올라왔다. 타지에 살고 있는 친구가 오랜만에 고향에 온다는 소식과 더불어 번개가 소집되었다. 17명 동기 중에 고향보다 타향에 있는 사람이 훨씬 많음에도 번개는 대부분 고향에서 이루어진다.대학 시절에는 방학에 집중해서 만나다가 직장인이 된 후에는 명절 중심으로 만났고 결혼 시기에는 전국 여기저기로 몰려다니며 만났다. 나 또한 결혼 전에 남편을 이 모임에 소개했다. 이 모임의 구성원, 역사, 성격 등에 대해 사전 교육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남녀 구분이 어려운 중2 쉬는 시간 같은 혼성 그룹의 발랄함에 기억과 발견 | 충청매일 | 2022-08-03 17:20 [기억과 발견] 공교육의 품위 페추니아가 사라졌다고 눈 밝은 아이들 몇몇이 와서 물어왔다.붉은 단심의 마지막 한 방울까지 남김없이 뿜어내었던 페추니아가 졸업한 텅 빈 화단은 식구 많은 가족이 서둘러 이사 나간 전세방처럼 휑하였다.며칠 후 화단에는 어린 국화들이 갓 입학한 신입생 같은 이름표를 달고 의기양양하게 심어져 있었다.그 동안 페추니아의 한살이를 도왔던 여러 손길들은 어린 국화에게로 옮겨가 그들이 노랗게 철드는 과정을 채울 것이다. 마치 학교 교육처럼 말이다.아침이면 1리터짜리 생수병을 책처럼 옆구리에 끼고 한 줄로 선생님을 따라가는 학생들이 향하는 곳은 기억과 발견 | 충청매일 | 2022-07-20 17:00 [기억과 발견] 신발을 바꿀 때 [충청매일] 아버지가 데려온 녀석은 태어난 지 20일 정도 된 강아지였다. 없는 살림에 줄줄이 사탕 삼남매 키우기도 힘든 데 강아지까지 데려왔다고 불평하는 엄마와 달리 삼남매는 이산가족 상봉한 듯 감격하였다.아버지는 첫째이자 모범생인 오빠에게 강아지 이름을 지어보라고 했고 이제 막 영어를 배우기 시작한 전교 1등 오빠는 강아지 이름을 ‘Bright(영리한·빛난)’로 정했다. 1980년대 골목을 누비던 ‘누렁이, 메리, 케리, 쫑’이라고 불리는 동네 개들 틈에서 브라이트라는 이름은 튀어도 많이 튀었지만 부모님은 오빠의 결정에 뿌듯한 기억과 발견 | 충청매일 | 2022-07-06 17:13 처음처음1끝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