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1건) 리스트형 웹진형 타일형 [강현자의 잠시만요]잠시만요 [충청매일] 벌써 삼 일째다. 짐을 싼답시고 집 안을 온통 뒤집어놓았다. 반듯하게 각을 잡던 정든 책상은 이미 나를 외면하듯 삐딱하게 서 있고 나사 빠진 의자는 힘에 겨운 듯 덜겅덜겅 숨을 몰아쉰다. 마룻바닥은 허옇게 긁힌 상처가 안쓰럽다. 처음 이사 왔을 때만 해도 매일매일 쓸고 닦으며 자그마한 티끌 하나에 눈을 희번덕거리지 않았던가.어느 구석에서 나왔는지 먼지를 뒤집어쓴 포장지가 헛기침을 한다. 지난 어린이날 아이들을 위해 선물을 준비하고 남은 포장지였다. 녹이 슨 동전 하나는 바닥에 들러붙어 세월을 일러준다. 어처구니없는 쉬운 강현자의 잠시만요 | 충청매일 | 2021-01-05 16:17 처음처음1끝끝